농구/NBA
[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원투펀치가 야구처럼 1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야구에서 원투펀치는 에이스와 2선발을 의미한다. 야구의 매커니즘상 이들은 1경기를 책임질 수 있다. 그러나 농구에서 원투펀치는 1경기를 책임지지 못할 수도 있다. 감독들은 확실한 주득점원이 있는 팀을 상대할 때 때로는 그 선수에게 줄 점수를 주고 다른 선수들을 꽁꽁 묶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농구는 유기적이다. 코트에 있는 5명이 고른 활약을 펼칠 때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한다. 대표적인 팀이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해결사 티나 톰슨이 올 시즌 KDB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또 다른 에이스 임영희의 시즌 초반 컨디션은 확실히 지난 시즌보단 못하다. 그러나 선두를 질주한다. 오히려 공수 조직력은 더 강해졌다. 5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KB 서동철 감독은 2일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5명이 고루 활약하는 우리은행 같은 팀이 수비하기가 더 힘든 상대”라고 했다.
현재 여자프로농구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5팀은 기본적으로 외국인선수와 국내 에이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KB 역시 변연하와 모니크 커리라는 확실한 원투펀치가 있다. KB가 승리를 챙기는 날엔 어김없이 이들의 득점포가 터진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두 사람이 침묵하면서 패배하는 경우도 있다.
서 감독은 간단하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변연하와 커리가 매 경기 잘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른 선수들이 활약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특히 서 감독은 “강아정이 외곽포를 터트려주면 훨씬 쉽게 경기를 풀어간다”라고 했다. 올 시즌 강아정은 기복이 있다. 서 감독은 “아정이가 성격이 너무 예민하다.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서 감독은 현역 시절 슈터였다. 서 감독은 “슈터들은 슛이 안 들어가면 의기소침해져서 수비까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주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안 된다는 부감도 안고 있다”라고 했다. 강아정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게 서 감독의 진단이다. 강아정은 이날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 감독은 무작정 선수들에게 요구만 하지 않는다. “성적 좋은 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승리와 패배에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번 KDB생명전 패배 이후엔 티가 났었는데, 되도록 그렇게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선수들이 부담 없이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여자선수들은 남자선수들에 비해 팀 분위기와 심리상태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다.
서 감독은 중, 장기적으로 변연하, 커리 원투펀치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물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날 KB는 변연하와 커리는 물론이고 나머지 선수들도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하면서 선두 우리은행에 완패했다.
[KB 벤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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