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동근이 돌아왔다.
야전사령관 양동근의 복귀가 신인 이대성, 그리고 모비스 전체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었다. 모비스가 7일 KCC를 잡고 파죽의 5연승을 내달렸다. 선두 SK에 0.5경기차로 접근했다. 모비스는 최근 SK와 3위 LG가 보합세인 걸 감안하면 선두 공략도 가능하다.
양동근은 11월 16일 SK전서 주희정의 발을 밟고 쓰러졌다. 발 뒤꿈치 부상으로 약 1달을 쉬었다. 양동근은 7일 KCC전서 1쿼터 막판 교체 투입됐다. 25분간 5점 5어시스트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모비스는 양동근이 없는 사이 이대성이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아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돌아온 양동근과 이대성의 시너지효과에 따른 실질적 전력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 모비스의 연승연패 롤러코스터
모비스는 올 시즌 개막 직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 평가는 지금도 유효하다. 그동안의 행보는 상대를 압도하는 막강한 모습과는 살짝 거리가 있었다. SK에 선두를 내줬고, 2위권에서 중, 상위권 팀들의 저항을 받는 불안한 위치다. 실제로 모비스는 개막 4연승을 시작으로 3연패-6연승-3연패-5연승을 기록 중이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모비스의 최대 약점은 역시 양동근의 백업이다. 지난 시즌엔 김시래라는 훌륭한 파트너가 있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기용되거나 김시래가 양동근의 백업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올 시즌엔 유재학 감독이 몇몇 선수를 찍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부상으로 활용도가 떨어졌다. 상대팀들은 모비스의 이런 약점을 최대한 공략했다. 모비스는 가드진의 공격력이 막강한 팀들에 발목을 잡히곤 했다. 양동근 홀로 득점력 있는 가드들을 봉쇄하는 건 쉽지 않았다.
▲ 이대성의 발견과 양동근의 합류
이런 상황에서 양동근이 이탈했다. 모비스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오는 듯했다. 아니었다. 위기는 기회였다. 신인 이대성은 유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했다. 이대성은 슛, 패스, 돌파, 수비력 등을 두루 갖췄다. 양동근의 공백을 잘 메우며 최근 5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경기운영능력, 조직적 수비에 대처하는 방법, 파울 관리 등에선 다소 부족했다. 이런 점은 모비스의 경기력 자체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였다.
이대성의 장, 단점이 분명하게 드러난 상황. 절묘하게도 양동근이 복귀했다. 양동근은 이대성의 약점을 커버한다. 유 감독은 7일 KCC전서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자 승부처엔 양동근을 집중 기용했다. 이대성이 경기운영에 대한 부담을 떨치고 공격에 집중해 3점슛만 5개를 넣었다. KCC 가드진의 막강한 공격력은 이대성으로 커버했고, 안정적인 경기운영은 양동근이 책임졌다. 결국 양동근이 돌아오면서 모비스는 양동근 부상 이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가드진 운영이 가능하다.
▲ 양동근·이대성 시너지효과
이날 양동근과 이대성은 거의 교대로 뛰었다. 하지만, 함께 뛸 때가 더욱 인상적이었다. 기본적으로 이대성의 1대1 수비력은 수준급이다. 양동근의 수비력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다. 두 사람이 함께뛰면 상대 가드진을 강하게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당연히 가드진이 풍부한 KCC같은 팀을 제어하기엔 양동근-이대성의 투 가드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다. 김선형, 주희정의 SK, 김시래를 비롯해 백업 가드들이 풍부한 LG같은 팀을 상대할 때 두 사람의 동시기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모비스가 SK와 LG에 확실한 우세를 보이지 못한 것도 양동근의 백업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이젠 이대성이란 든든한 존재가 있다. 유 감독은 상대 매치업에 따라 양동근과 이대성의 동시 기용 시간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대성에겐 과제가 있다.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 효율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는 역할 부여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이대성은 양동근과 함께 뛸 때 조직적인 움직임에 다소 취약하다. 유 감독이 이대성에게 명확한 지시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양동근도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니다. 발 뒤꿈치를 완벽하게 치료해야 한다. 당분간 출장 시간이 조절된다. 양동근의 회복 여부에 따라서 이대성과의 투 가드 시스템 완성도를 끌어올릴 시기가 빨라질 수도, 늦어질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양동근-이대성 조합이다. 물론 두 사람이 따로 뛸 때 조금씩 달라지는 컬러가 오히려 상대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유 감독으로선 이대성의 발견과 양동근의 복귀로 양손에 떡을 쥐었다. 모비스가 선두공략의 호기를 맞이했다.
[양동근-이대성(위), 양동근(가운데), 이대성(아래). 사진 = KBL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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