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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나카가 윤석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메이저리그 입성을 꿈꾸는 윤석민이 미국으로 건너간지도 2달이 넘었다. 왜 결과가 나오지 않는걸까. 외부 환경이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엔 윤석민과 마찬가지로 이번 스토브리그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다나카 마사히로가 있다. FA 신분인 윤석민과는 달리 FA 신분이 아닌 다나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선 라쿠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다나카와 라쿠텐은 원만한 합의를 하지 못한 상태다.
▲ 다나카·라쿠텐의 늦어지는 합의
라쿠텐 다치바나 요조 사장과 다나카는 17일 회동을 했다. 일본 언론들은 “라쿠텐이 다나카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사실상 허락했다”라고도 했고, “라쿠텐이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라고도 했다. 정황상 라쿠텐이 다나카의 포스팅시스템 입찰을 공식적으로 허락하진 않은 듯하다. FA 신분이 아닌 다나카의 포스팅시스템 입찰이 늦어지는 건 라쿠텐이 새로운 포스팅시스템 자체에 반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미국-일본 포스팅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구단은 이적료로 최대 2000만 달러만 받을 수 있다. 라쿠텐은 이적료가 턱 없이 낮다고 본다. 라쿠텐과 다나카가 의견을 일치하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 투수 이적시장이 멈춰버린 느낌이다. 결과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도 영향을 받고 있다.
▲ 윤석민, 다나카 행보에 영향 받는 이유
이번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엔 확실히 투수보단 야수 대어가 많다. 최근 연일 미국 언론의 중심에 놓이는 추신수 역시 야수다. 선발투수보다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한 불펜 투수들은 활발하게 이동하고 있으나, 거물급 선발투수들의 계약 소식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한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다나카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경우 투수 최대어라고 봐야 한다”라고 했다.
다나카의 포스팅시스템 입찰 시점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 미국에 건너간 지 2달이 지난 윤석민도 기다림이 길어진다. 최근 미국 언론들은 “윤석민이 곧 계약할 수 있다”라고 했는데, 다나카의 포스팅시스템 입찰이 확정될 경우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은 일단 윤석민보단 다나카에게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윤석민을 바라보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선은 지난해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던 류현진보단 한 레벨 아래다. 다나카보다도 당연히 아래다. 그래도 최근 미국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윤석민을 불펜 투수로 분류하진 않는 것 같다. 윤석민을 선발투수로 보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적지 않다. 최근 몇년간 윤석민을 보기 위해 국내에 꾸준히 스카우트를 파견했던 구단들은 윤석민을 불펜이 가능한 4~5선발급으로 분류한 듯하다. 때문에 윤석민이 다나카 계약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만약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윤석민을 완전한 셋업맨으로 봤을 경우 윤석민은 다나카와 관계없이 이미 계약이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윤석민이 지난 10월 중순 미국에 건너가서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미팅도 했고 몸도 만들고 있는 건 선발투수로 어필하기 위해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최근 끝난 윈터미팅에서 보라스의 설명을 듣고 윤석민에 대한 입장 정리가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 윤석민 계약,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특급 선발투수가 필요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갈팡질팡하는 다나카와 라쿠텐의 최종결정을 보고 움직일 태세다. 만약 라쿠텐이 다나카의 포스팅시스템 입찰을 끝내 만류하면 어떻게 될까. 메이저리그 투수 시장도 본격적으로 꿈틀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스토브리그서 대어급 선발투수로는 맷 가르자, 어빈 산타나, 우발도 히메네스 등이 있다. 다나카 영입전을 준비했다가 포기하는 팀들은 이들에게 본격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그런 상황에서 윤석민의 계약도 조금씩 구체화될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에서 최대어 투수가 아닌 윤석민에겐 다나카 같은 대어급 투수가 1명이라도 시장에서 없는 게 유리하다. 계약규모 자체엔 큰 영향을 받지 않을지 몰라도 계약 시기는 좀 더 빨라질 수 있다. 대어급 투수들이 빨리 행선지를 찾아야 대어급 투수들을 놓친 팀들이 그 다음 레벨의 선발투수에게 접촉한다. 윤석민도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서 이것저것 적응해야 할 게 많은 윤석민으로선 하루 빨리 소속팀이 확정돼야 본격적으로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 윤석민으로선 계약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여유있게 팀을 골라도 되는 FA 추신수와는 상황이 다르다. 만약 윤석민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실패할 경우 국내 9개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다.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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