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 나가고 싶다. 일단 내년 목표는 상대에게 좌투수가 나왔을 때 첫 번째로 생각나는 대타가 되는 것이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우투우타 외야수 김도현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뛰던 신인 시절인 2011년,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시즌 막판 1군 경기에 출전해 8타수 4안타 타율 .500을 기록한 것. 볼넷도 2개를 얻어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분에 김도현은 2011년말 열린 프로야구 사상 첫 2차 드래프트에서 SK 선택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1군에서의 활약은 팀과 본인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2년에는 3경기에 3타수 무안타 3삼진, 2013년에는 2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2년간 유독 넥센 앤디 밴 헤켄이 선발로 나올 때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도현은 "SK에 온 뒤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심어 주셨다. 뭔가 될 것 같고 자리도 잡을 것 같았는데 1군만 올라오면 제 스윙을 못했다. 잘 치려고만 하는 사이 주눅이 들고 경직됐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래도 제 자리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도현은 올시즌 퓨처스리그에서 73경기 출전, 타율 .267 13홈런 53타점 41득점 7도루로 활약했다. 특히 홈런은 북부리그 공동 2위 오를 정도로 뛰어난 장타력을 과시했다.
김도현은 "100%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3년간 프로에 있으면서 성적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나름 괜찮은 한 해였던 것 같다"면서도 "시즌 초에는 타율도 괜찮았는데 떨어져서 아쉽다. 내년에는 더욱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한 해를 돌아봤다.
퓨처스리그에서 팀내 중심타자로 활약한 김도현은 연봉도 인상됐다. 예전이라면 1군에서 활약이 거의 없어 인상 요인이 없었겠지만 SK는 올시즌부터 퓨처스 선수들을 위한 새로운 연봉 제도를 도입했다. 덕분에 김도현은 2400만원에서 400만원 인상된 28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에 대해 그는 "퓨처스리그지만 잘하면 연봉을 올려주니까 동기부여가 됐다"며 "더 집중하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한 것 같다. 작년에는 '퓨처스리그에만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면 이번에는 '잘하면 연봉도 올려주고 1군도 올라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퓨처스리그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김도현도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며 1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1군에 있기 위해서는 타격 뿐만 아니라 수비도 돼야 한다"며 "아직까지 부족하기 때문에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격에 대해서는 "당겨서는 멀리 치지만 변화구가 약하기 때문에 밀어치는 것이 약점이다. 퓨처스 타격 코치님으로 부임하신 강혁 코치님께서 1:1로 봐주시는 등 이 약점을 메우기 위해 신경 써주고 계신다"고 전했다.
아직까지는 "사이드암 투수가 제일 편하다"고 말하는 김도현이지만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좌투수를 상대로 잘 때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김도현은 "일단 내년 목표는 상대에서 좌투수로 나왔을 때 1순위로 생각나는 대타가 되고 싶다"며 "일단 작은 목표를 이루고 난 뒤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싶다"고 계획을 드러냈다.
비록 보석이 아닌 원석에 가까운 김도현이지만 구단의 동기부여 속 실력을 발전시킨다면 SK를 대표하는 우타자 중 한 명으로 거듭나는 것도 꿈은 아닐 것이다.
[SK 김도현.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