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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나카가 드디어 메이저리그로 간다.
라쿠텐과 다나카 마사히로가 25일 메이저리그 진출에 합의했다. 메이저리그 투수 FA 시장이 급변할 조짐이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투수 FA 시장은 야수 시장에 비해 조용했다. 다나카가 최대어로 분류됐는데, 메이저리그 진출 결정이 자꾸 미뤄지면서 다른 투수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다나카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윤석민도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다나카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입단 협상을 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드러나면, 다른 투수 FA들의 거취도 속속 결정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민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실질적인 태도도 드러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메이저리그가 한국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점쳐볼 수도 있다. 과연 다나카의 메이저리그 입성이 윤석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다나카와 윤석민을 향한 시선은 다르다
한 가지 확실한 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다나카와 윤석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것이다. 특급 FA 대우를 받는 다나카와는 달리 윤석민은 불펜이 가능한 4~5선발로 분류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시각이 그렇다. 윤석민은 2008년과 2011년 외에 선발로 확실한 임팩트를 남긴 시즌이 없었다. 거의 매 시즌 홀드, 세이브 기록이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특급 투수가 필요한 팀들은 다나카를 노린다. 윤석민은 4~5선발을 구하는 팀들의 타깃이 다. 엄밀히 말하면 다나카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윤석민에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어차피 다나카의 행보와 관계없이 윤석민의 거취는 뒤늦게 결정될 운명이다. 메이저리그도, 국내도 몸값 높은 FA들의 거취부터 먼저 결정된 뒤 다음 클래스 선수들의 거취가 결정된다.
꼭 다나카가 아니더라도 어빈 산타나, 우발도 히메네스 등 특급 FA 투수들을 제치고 윤석민이 먼저 간택을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결국 윤석민은 실질적으로 4~5선발급으로 평가받는 FA 투수들의 거취에 따라 행선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은 다나카의 행보가 윤석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그래도 시장은 항상 요동친다
한 메이저리그 전문가는 “그래도 이적시장은 시시각각 급변한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다나카의 행보가 윤석민에게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서 다나카를 노리던 팀이 다나카 영입에 실패하고 다른 특급 FA들마저 놓친다면 윤석민에게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나카는 포스팅시스템을 거친 뒤 입단협상을 갖는 팀이 결정된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굳어졌다고 해서 당장 거취가 결정되는 게 아니다. 다나카의 행보가 윤곽이 드러나면서 다른 A급 선발들의 행보도 함께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변수들이 발생한다. 경우에 따라서 지금 윤석민에게 관심이 없는 팀들도, 나중엔 윤석민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윤석민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윤석민의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다.
▲ 윤석민 계약, 또 다른 기준점이 된다
다나카의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 속에서 윤석민의 거취도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류현진, 추신수 같은 특급선수가 아닌 일반적인 한국선수를 보는 시선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어쨌든 윤석민은 한국에선 특급 선발이었지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시선으로는 평범한 투수라고 보는 게 맞다.
다시 말해서, 윤석민이 어떤 대접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느냐에 따라, 향후 다른 한국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류현진이 특급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추신수가 FA 대박을 쳤지만, 냉정하게 보면 당분간 한국선수 중 특급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에겐 윤석민의 계약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나카와 윤석민의 행보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윤석민도 다른 국내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다나카의 행보에 따라 윤석민의 계약 시기 및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윤석민이 메이저리그에 어떻게 자리 잡느냐에 따라 메이저리그를 노리는 또 다른 국내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야구가 다나카의 행보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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