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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2013년 겨울, 대한민국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응답하라 1997'을 통해 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쳐 만든 '응답하라 1994'는 전작보다 한층 강력해진 캐릭터와 에피소드로 돌아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똑같은 작가진과 연출진으로 이뤄진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봤다.
같은 점 하나, "대체 누구야? 시원·나정 남편이!" 오리무중 남편 찾기
'응답하라 1997'에서는 2012년의 동창회를 배경으로 주인공 성시원(정은지)의 남편 찾기가 시작됐다. 시원의 곁을 한 시도 떠난 적 없는 소꿉친구 윤윤제(서인국), 시원의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윤윤제의 형 윤태웅(송종호), 서울에서 온 전학생 도학찬(은지원), 시원과 스스럼없게 지내면서 미묘한 눈빛을 갖고 있는 강준희(호야), 방정맞은 분위기 메이커 방성재 (이시언) 등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 에피소드가 진행되면서 시원의 남편에서 한 명씩 제외됐다.
결국 시원의 남편 후보에서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인 인물은 윤윤제와 윤태웅. 이들은 2005년까지 시원을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를 펼쳤으나 태웅의 포기와 함께 시원과 윤제의 결혼으로 끝이 났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5명의 남자가 성나정(고아라)의 남편 후보로 등장했다. 나정을 향한 해바라기 순정을 보여준 칠봉이(유연석), 나정의 친오빠 같은 존재이자 결혼까지 약속했던 쓰레기(정우), 18세보다 성숙한 외모에 사랑법까지 성숙했던 삼천포(김성균), 나정보다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횟수가 더 많은 빙그레(바로), 나정과 쿵짝이 잘 맞는 절친 해태(손호준)까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삼천포를 시작으로 빙그레와 해태의 짝이 밝혀졌고, 2회를 남겨둔 현재 초반부터 강력하게 남편으로 거론되던 쓰레기와 칠봉이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같은 점 둘. "우리 오빠랑 결혼할거야!" 빠순이 시원·나정·윤진
'응답하라 1997'에서는 성시원의 빠순이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극 중 성시원의 장래희망은 토니 안의 부인. 그는 팬클럽 임원이 되기 위해 혈서를 쓰거나 토니의 집 앞에서 노숙을 하는 것은 기본, 심지어 그에 대한 팬픽으로 대학교에 입학하기도 했다. 아이돌 열풍의 원조 H.O.T. 토니안의 열렬한 팬 성시원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 당시 유행하던 가요와 패션 등을 다루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성나정이 당시 높은 인기를 끌었던 농구대잔치를 배경으로 연대 농구부 이상민의 빠순이로, 조윤진(도희)이 서태지와 아이들의 광적인 팬으로 등장했다. 성나정의 에피소드보다는 윤진의 에피소드가 더욱 강조됐다. 윤진 역시 서태지의 모든 안무까지 섭렵했으며 서태지의 은퇴소식에 며칠동안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무한 사랑을 보여주며 당시 서태지 열풍을 소개했다.
같은 점 셋. "'응답하라'에 빠지면 섭섭하지~" 성동일·이일화 가족
두 드라마에서는 성동일과 이일화가 공통적으로 여주인공인 성시원과 성나정의 부모로 등장하며 특징마저 동일했다. 성동일은 말은 거칠어도 속은 딸바보인 서울 쌍둥이 코치로, 이일화는 감당할 수 없는 양으로 나눔의 정을 보여주는 주부로 이야기의 큰 몫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 17화에서는 나정의 윗집에서 '응답하라 1997'의 딸로 등장했던 성시원이 등장, 성동일과 서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결국 성동일이 성시원의 아빠와 성나정의 아빠로 1인 2역을 소화해야 했다.
또 여주인공인 성시원의 언니(김예원)와 성나정의 오빠가 사망한 것으로 설정돼 있어 두 가족의 아픔으로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점 하나. "우리 사랑해선 안 되나요?"…동성애
'응답하라 1997'에서는 강준희가, '응답하라 1994'에서는 빙그레가 동성애를 표현했다. '응답하라 1997'에서 강준희는 윤제를 향한 말 못할 짝사랑을 이어갔고 이를 호야가 안타까운 눈빛과 표정을 통해 잘 드러냈다.
드라마에서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소재였으나 가볍게 표현하지 않으면서 대중들에게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게 만들었다.
'응답하라 1994'에서도 빙그레를 통해 동성애를 보여줬으나 앞서 강준희보다는 덜 비중 있게 다뤄졌다. 강준희가 자신의 마음을 처음부터 확실하게 알고 시작된 것과 달리 빙그레는 동성애와 이성애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다 결국 이성과 결혼했다.
다른 점 둘. "맞아, 그땐 그랬지"…1997 사건·사고
'응답하라 1997'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소품으로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유행했던 인기 드라마나 게임, PC 통신 등을 활용했으며 '도쿄대첩'이라 불리는 축구 경기와 1992년 한국 시리즈를 언급하기도 했으나 큰 분량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반면 '응답하라 1994'에서는 방송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소품과 가요, 드라마 뿐 아니라 굵직한 당시 사건들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에 대한 당시의 아픔과 교훈을 한 에피소드로 그려냈고, IMF 당시 힘들었던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성나정의 청년실업을 통해 표현했다.
다른 점 셋. "이건 몰랐지?" 소름 끼치는 복선 퍼레이드
'응답하라 1994'에서는 유독 복선이 이어졌다. 쓰레기의 사촌이자 신병을 앓고 있는 김슬기의 예언이 하나 둘씩 맞아 떨어지면서 가장 유력했던 쓰레기와 나정이 이별을 맞았다.
특히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복선은 개, 물개, 고릴라 인형. 개는 칠봉, 물개는 성나정, 고릴라는 쓰레기를 의미하면서 앞으로 닥칠 세 사람의 미래를 예언했다. 세 사람의 얽힌 삼각관계를 비롯해 나정과 쓰레기가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는 것, 칠봉이 위기에서 무사히 살아돌아오는 것 등을 예고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네티즌들은 나정이 읽는 만화책이나 나정의 집에서 발견된 의학서적과 야구공 등이 또 다른 복선이라고 지적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 밖에도 "음매~"라는 효과음이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효과음은 민망한 상황에서 어김없이 등장, 재미를 배가시켰고 휴대전화 알림음으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 등장인물과 포스터. 사진 = tvN 제공]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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