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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대한민국 여자쇼트트랙대표팀(이하 여자대표팀)이 '쇼트트랙 강국'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다시 뭉쳤다. 남자대표팀이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태극낭자들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4년 전 밴쿠버의 아픔도 씻어내야 하기에 부담은 두 배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노골드'에 그쳤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노메달' 이후 심기일전,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부터 계속해서 금메달 하나씩은 목에 걸고 돌아왔지만 밴쿠버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3000m 계주에서 1위로 골인했지만 억울한 실격 판정을 받아 메달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명예회복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렸다. 멤버 구성도 탄탄하다. 세계랭킹 1위 심석희(세화여고)를 중심으로 부상을 털고 돌아온 박승희(화성시청, 세계랭킹 7위), 조해리(고양시청, 세계랭킹 28위), 김아랑(전주제일고, 세계랭킹 3위) 모두 메달 유력 후보다. 여자대표팀은 지난달 22일 최종 전지훈련지인 프랑스 퐁 로뮤로 출국했다. 고지대 훈련이 가능한 퐁 로뮤에서 확실하게 몸을 만든 뒤 결전의 장소 소치로 향한다는 각오다.
간판 스타는 심석희다. 지난해 월드컵 1차~4차대회까지 1000m와 1500m에서 3차례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밴쿠버대회 1500m 우승자인 저우양(중국)과 발레리 말타이스(캐나다),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엘리스 크리스티(영국) 정도만 경계한다면 큰 무리 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심석희와 김아랑은 1000m와 1500m 2개 종목에서 나란히 월드컵포인트 1, 2위를 기록 중이다. AP통신은 지난 28일 소치올림픽 전망 기사에서 "심석희가 여자 1000m, 1500m, 3000m 계주까지 3관왕에 오를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만큼 심석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여자대표팀은 대표적인 취약종목으로 꼽히던 500m에서도 내심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중국의 간판 스타 왕멍이 발목 골절로 수술대에 올라 이번 대회 출전이 무산된 상황.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500m 월드컵포인트 4위(12096)를 기록 중인 박승희가 제시카 그렉(캐나다), 타티아나 보로둘리나(러시아), 판케신(중국), 폰타나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또 하나의 관건은 견제를 어떻게 뚫어내느냐다. 끈끈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캐나다나 중국 선수들이 2명 이상 준결승, 결승에 오를 경우 거친 몸싸움을 견뎌내야만 한다. 그렉과 말타이스를 비롯해 마리안 세인트-겔라스, 제시카 휴이트까지 버티고 있는 캐나다는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 중국은 왕멍의 출전이 무산됐지만 저우양과 판케신, 리지안루 모두 세계적인 기량을 갖췄기에 만만히 볼 수 없다. 계주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조직력을 발휘해야 한다.
4년 전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던 밴쿠버 대회는 여자대표팀에 큰 교훈을 줬다. 선수들은 당시의 아픔을 씻기 위해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이제는 값진 소치올림픽 금메달로 땀의 결실을 맺을 일만 남았다. 최광복 여자대표팀 코치는 "선수 개개인의 목표는 금메달일 것이다"며 "훈련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이 내 목표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2012년 나고야월드컵 대회 당시 박승희, 심석희, 조해리(왼쪽부터).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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