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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데뷔했으나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한 개그맨들이 더 많다. 35살, 데뷔 4년차 정진영이 무명의 아픔을 방송을 통해 호소했다.
3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개그맨 특집으로 진행돼 다양한 개그맨들이 각자의 고민을 갖고 출연했다.
이날 KBS 26기 개그맨 정진영은 "아무도 내가 개그맨인지 모른다. 나랑 같이 데뷔한 이문재, 정승환인 동기들은 정말 잘 나가고 있다. 나도 수백번 연습도 하고 있지만 1년째 '개그콘서트' 무대에 서 본 적이 없다. 개그맨 시험 8번 떨어지고 9번 만에 붙었다. 나는 아직도 사람들 웃기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정진영의 등장에 걸스데이 소진은 "진짜 모르는 사람이야"라며 당황스러워 했고, 관객들 역시 정진영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 같은 반응에도 정진영은 자신을 "KBS 26기 개그맨이고 연예인이다"라고 소개했다. 첫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의욕이 앞선 그는 독특한 눈썹 문신과 짙은 아이라인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려는 노력을 보였다.
정진영은 KBS 26기 공채 개그맨이 된 뒤 코너 '있기 없기'에서 옆에 앉아있던 교도관 역할, '노애'에서 온갖 곤혹을 치르는 역할을 맡았으나 그 이후 1년 째 '개그콘서트'에 출연하고 있지 못한 상태. 특히 그는 8년 간의 개그맨 지망생 시절을 겪고 32세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 무대에만 서면 도지는 울렁증으로 제대로 된 자신만의 개그를 보여주지 못한 채 무명으로 지내고 있었다.
동기 이상훈은 정진영에 대해 "노력을 정말 많이 한다. 집에 가보면 항상 컴퓨터에 앉아서 대본을 쓰고 있다. 개그에 대한 생각 밖에 없다"라고 말했고, 이문재 역시 "남을 위해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정작 자기 것을 할 때는 잘 못 찾는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의 이 같은 상황에 가장 안타까워 했던 것은 그의 부모님이었다. 정진영의 어머니는 "아무리 피곤해도 '개그콘서트'를 봤는데 요즘은 보기가 싫어서 안 보고 있다"라며 간접적으로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버지 역시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아들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말을 하면 늘 힘이 났다. 그런데 요즘은 '아들 안 나오느냐'는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내가 '공부하고 있다. 좀 있다 안 나오겠나'라고 하곤 한다. 내가 아들을 경제적으로 도와주지 못해 부모로서 미안하다. 그래도 아들을 끝까지 응원하겠다"라고 말해 무명 시절을 겪었던 개그맨 동료들 뿐 아니라 관객들까지 눈물을 흘렸다.
정진영은 눈물이 나는 순간에도 "연예인입니다"라며 눈물을 감추려 했고, 마지막까지 "지망생 생활을 8~9년 하면서 밥을 굶어도 꿈이 있다는 희망에 힘들지 않았다. 이름은 정진영이다. 잘 되기 위해 많이 웃겨드리겠다. 이제까지 느낀 기쁨과 슬픔 모두 웃음으로 승화시켜 드릴 것이다. 오래오래 기억되는 개그맨 되겠다"라며 바람을 전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연예인들이 TV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중에게 기억되는 인물은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유명한 연예인'이라는 화려함 뒤에 가려져있던 무명 정진영의 진실된 고백이 대중들의 마음을 울려 무명 연예인들의 희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개그맨 정진영.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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