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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독하고 신랄했다. 고민을 털어놓은 피상담자가 눈물을 쏟을 만큼 돌직구가 가득했지만, 철학자 강신주의 상담 속에는 당장의 '힐링'보다 본질적인 '해답'을 찾고자 하는 그의 소신이 담겨있었다.
3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는 강신주가 시청자가 털어놓은 고민을 그만의 방식으로 상담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시청자가 고민을 말하고, 출연자가 그에 대한 해법을 함께 찾아가는 형식은 얼핏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를 연상케 했지만, 실제 방송 속에서 오간 대화는 그보다 훨씬 신랄하고 독했다.
먼저 선만 60번을 보는 등 결혼을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혼자라는 사실이 고민이라는 40대 여성의 사연에 강신주는 "왜 결혼을 하려고 하냐"는 질문으로 입을 열었다. 이에 여성은 "어머니가 당신이 죽고 난 후 내가 외로워 할 것을 걱정한다"고 답했고, 강신주는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나면 끝이다"며 스스로 사랑을 할 수 있는 마음을 먼저 가지라고 조언했다.
강신주는 "(피상담자가)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 그동안 3번의 결혼 기회가 무산됐다고 말했는데,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을 위해 내가 변한다. 예를 들어 나는 자장면을 좋아하는데, 상대가 스파게티를 좋아한다면 그에 맞추게 되는 것이 사랑이다. 내가 자장면을 고집한다면, 그만큼 덜 사랑하는 것이다. 나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어느 순간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이성을 만나고자 한다면 남자와 접촉의 빈도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또 '힐링캠프' FD 출신으로 50번의 오디션을 탈락하는 아픈 경험을 했지만, 여전히 배우를 꿈꾸고 있다는 김성수씨의 사연에 대해서도 강신주는 신랄한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꿈을 이루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대학로 극단에 서는 방법도 있다. 오디션을 그렇게 많이 횟수를 보면서 왜 극단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갈 생각은 하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강신주는 "'힐링캠프'의 FD 출신이라고 했는데, 어쩌면 정상에 선 사람들의 성공기를 너무 많이 본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책을 27권 냈지만 그 중에 10권은 재고가 잔뜩 쌓여있다. 그런데도 내 후배들은 '선배님처럼 책으로 독자와 호흡하고 싶다'고 말을 한다. 능력이 없어서 안 된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능력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끈질기게 버티는 사람에게 온다. 51번 째, 52번 째 오디션에 도전할 끈기가 있냐?"라며 김성수씨의 끈기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은퇴 후 나에게 집착하는 아버지가 고민이다"는 한 여성의 사연에도, 강신주는 "사연 주인공의 말을 요약하면 아버지가 혼자서도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즉, 내가 놀아주지 않아도 아버지가 혼자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진정으로 아버지를 사랑하는 게 맞나?"는 거침없는 질문을 던졌다.
강신주는 "우리 사회 아버지들은 소처럼 일하며 지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보니 가정에서 아버지는 '일하는 사람'이 됐다. 은퇴 후에 이제 딸에게 살갑게 다가가려 하는데, 자녀가 보기에 지금 아버지의 모습은 그동안 알고 있던 아버지의 그 모습이 아닌 것이다"며 우리 사회의 비극을 얘기했다.
끝으로 그는 "한 사람을 이해하는 가장 큰 방법은 상대방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지금부터 아버지에 대해 알아가야 한다. 아버지의 살가운 행동은 어쩌면 딸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서 그런 것일 수 있다. 그걸 귀찮다고 생각하면 끝이다. 처음 출발점은 '지금의 아버지는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고 조언했다. 강신주의 상담이 이어지는 동안, 고민을 털어놓은 딸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날 방송에서 강신주는 '힐링'이라는 단어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힐링이 주는 위로가 어쩌면 우리 사회의 문제다. 본질적 문제의 해결은 못하면서 위로를 전한다"고 생각을 털어놨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독설과 돌직구를 오간 이날의 상담은 조금이라도 더 본질적인 해법을 찾아주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담겨있어 더욱 빛났다.
[철학자 강신주.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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