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양 강산 기자] 팀의 중심을 잡아주던 에이스의 부친상에 감독의 마음도 편할 리 없었다.
안양 KGC인삼공사(이하 KGC)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가 열린 5일 안양실내체육관. 경기 전 만난 KGC 이상범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암 투병 중이던 가드 김태술의 부친이 지난 2일 눈을 감았다는 비보를 접한 뒤 첫 경기.
이 감독은 "(김)태술이 아버지가 병상에서 매일 TV로 경기를 보시니 본인이 잘해서 경기에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태술이도 아버님이 보고 계신 걸 아니 힘이 되기를 원했다. 몸 상태도 완벽하지 않았는데 안쓰럽다"고 안타까워했다.
전날(4일) 발인을 마친 뒤 팀에 합류한 김태술은 이날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김태술은 "5분이라도 뛰면서 힘을 보태겠다"고 했으나 이 감독은 "급하게 하면 안 된다. 그러다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못 뛴다"며 만류했다. 김태술은 오는 14일 서울 SK와의 경기부터 출전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작년에는 태술이가 아플 때 (이)정현이가 있었다. (박)찬희가 돌아와서 그나마 다행이다"며 "이전까지는 태술이가 교체되면 (이)원대, (김)윤태가 흔들리곤 했는데, 찬희가 돌아오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찬희가 쉴 때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럴 만했다.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KGC다. 구심점이 없어 김윤태, 이원대의 가드라인이 흔들렸다. 이 감독으로선 몸 상태가 완벽치 않은 김태술을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김태술의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 감독은 승부처에도 김태술을 벤치에 불러들였다. "왜 김태술을 교체하느냐"는 팬들의 질타에도 "감독이 잘못했다"는 말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태술의 부친상을 더욱 안타까워한 이 감독이다.
KGC 선수들은 이날 6연승 상승세를 달리던 오리온스를 상대로 어느 때보다 열심히 뛰었다. 이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은 김태술의 부친을 추모하는 뜻에서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안양 홈팬들도 어느 때보다 큰 함성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태술의 빈자리는 컸다. KGC는 4쿼터 고비를 넘지 못하고 66-76으로 졌다. 리바운드에서 42-30으로 앞서는 등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는 패배였다. 4연승 마감과 더불어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오리온스(22승 20패)와의 승차도 7경기로 벌어졌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해줬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KGC 김태술(왼쪽)과 이상범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안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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