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전주 윤욱재 기자] 시간은 흘렀지만 그날의 기억을 어찌 지울 수 있으랴.
그가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전주의 농구 팬들은 지난 해 12월 14일에 있었던 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KCC와 SK의 경기가 열린 6일 전주실내체육관. SK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는 이날 경기에서 스타팅 멤버로 출전했다. 선수 소개를 하자 '헤인즈'의 이름이 들리는 순간, 전주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고 헤인즈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그치지 않았다.
헤인즈는 1쿼터 동안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였다. 깨끗한 야투와 재빠른 덩크슛을 선보이는가 하면 패스 미스를 하는 한편 에어볼을 날리기도 했다. 헤인즈는 1쿼터 동안 야투 7회를 시도해 3회를 성공,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고 어시스트 3개를 기록하는 등 동료들에게 찬스를 내주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SK는 15-23으로 뒤진채 1쿼터를 마쳤고 2쿼터에서는 코트니 심스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헤인즈가 다시 돌아온 것은 3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긴 때였다. 이때도 전주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공교롭게도 헤인즈가 4쿼터에서도 자리를 하자 KCC는 김민구와 타일러 윌커슨의 콤비 플레이 등을 앞세워 점수차를 벌려 나갔다. 제 몫을 해내지 못한 헤인즈는 이날 6득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에 그쳤다. 경기도 77-65로 승리한 KCC의 몫이었다.
지난 해 12월 14일에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양팀의 경기가 열렸고 당시 2쿼터 도중 헤인즈가 김민구를 밀치는 장면이 나와 농구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반칙으로 불러지지도 않은 이 '사건'은 고의성이 인정돼 한국농구연맹(KBL)로부터 2경기, SK 구단으로부터 3경기 출장 정지가 내려진 헤인즈는 5경기 동안 공백을 보였었다.
헤인즈가 전주를 방문한 것은 그때 그 사건 이후로 처음이었다. 54일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KCC 팬들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듯 보였다.
한편 이날 체육관에는 김민구와 헤인즈만 다시 만난 것이 아니었다. '사건' 당시 반칙을 선언하지 않아 뭇매를 맞았던 최한철 심판도 이날 경기의 주심으로 나선 것이다. KBL은 최 심판에게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려는 것이었을까. 이유야 어찌 됐든 최 심판의 등장은 그때 그 사건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 것은 물론이다.
[헤인즈. 사진 = KBL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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