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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1997년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오지영(이연희)은 진을, 김재희(고성희)는 선을 차지했다. 왕관을 쓴 것은 오지영이었지만, 이후 먼저 행복을 찾은 것은 김재희 쪽이었다.
6일 밤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 16회에서는 미스코리아 본선 대회 이후 진을 차지한 오지영과 그녀를 주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그려졌다.
대회당일, 최후의 2인으로 남은 오지영과 김재희는 모두 평범치 않은 도전자들이었다.
먼저 김재희는 평생 자신의 존재를 숨겨온 정치인 아버지의 존재를 생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그녀는 "나는 평생 아버지의 존재를 숨긴 채 살아왔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내 아버지는 김석철(고인범) 의원이다"라고 말했다. 거론된 유력 정치인의 이름에 당연히 관객석은 술렁였다.
이어 진으로 선정된 오지영도 "몸뚱아리 하나 뿐인 나를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말해준 비비화장품 오빠, 언니들에 고맙다. 그런데 오늘 왜 안 왔나? 나 지금 너무 보고 싶다. 그리고 이 사람 손을 잡으면 미스코리아가 될 것 같진 않은데, 자꾸 손을 잡고 싶었다. 이렇게 커다란 선물을 줘서 고맙다"며 공개적으로 김형준(이선균)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대회 후, 자신을 대회에 출전시킨 마원장(이미숙)이 아버지로부터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김재희는 오히려 그와 함께 하는 저녁식사에 초대 받았다. 이제 자신이 마음을 연 유일한 상대인 마원장에게 김재희는 "처음이다. 아버지가 밥 먹자고 한 것은…"이라며 감격을 털어놨다.
하지만 진을 획득한 오지영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에 빠졌다. 물론 그녀는 하루아침에 수많은 기업들이 앞 다퉈 CF모델로 섭외하는 스타가 됐지만, 사랑하는 김형준은 비비화장품을 제 손으로 원수 같은 이윤(이기우)에게 부탁해야할 만큼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뒤늦게 김형준의 상황을 알게 된 오지영은 미스코리아 상금을 "회사를 살리는 데 쓰라"며 건넸지만, 최소한 오지영에게 만큼은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김형준은 그 돈을 거절했다. 미스코리아 수상과 비비화장품의 부도위기로 오지영과 김형준의 처지가 뒤바뀐 가운데, 두 사람의 관계는 어딘가 불편해져가고 있었다.
또 같은 시간, 오지영을 노리는 음모도 진행되고 있었다. 대회 내내 비비화장품을 위해 바다화장품의 CF 제안을 거절하는 그녀의 모습이 못마땅했던 김강식(조상기)은 '만 25세까지만 출전이 가능하다'는 미스코리아 출전 자격 조항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대회 당일이 생일이었던 오지영의 출전 자격이 판단여하에 따라 박탈 될 수도 있다는 암시였다.
대회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선 이는 오지영이었지만, 진의 자리는 오지영과 김형준의 앞에 닥친 시련을 바로 해결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먼저 시련을 극복한 것은 대회장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며 아버지의 존재를 고백한 김재희 쪽이었다. 한 치 앞을 짐작할 수 없는 오지영과 김형준의 미래처럼, 행복은 미모순대로 찾아오지 않았다.
[배우 이연희와 고성희, 고인범, 이선균, 이미숙(위부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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