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전주 윤욱재 기자] 과연 '한국 농구의 미래'다웠다. KCC는 김민구(23)의 활약 속에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KCC는 6일 전주에서 SK와 홈 경기를 가졌다. 가뜩이나 3연패 수렁에 빠진 KCC에게 선두권의 SK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이날 전까지 KCC는 SK에게도 3연패에 빠져 있을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KCC엔 김민구가 있었다. 빈틈이 생기면 곧바로 돌파를 이용해 득점을 이뤄냈고 외곽슛도 터뜨렸다. 무엇보다 진가는 패스에서 나왔다. 이날 KCC는 경기 초반 장민국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분위기를 끌고 갈 수 있었다. 김민구는 빈 곳에 자리한 장민국에게 거침 없이 A패스를 던지며 넓은 시야를 과시했다. 경기 중후반에는 거리낌 없이 윌커슨과 앨리웁 플레이를 여러 차례 만들어내며 콤비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날 김민구의 기록은 16득점 9어시스트 5리바운드 4스틸. 심지어 주희정의 슛을 막아내며 블록슛도 1개를 기록했다. 못 하는 게 없었다.
프로에 갓 데뷔한 새내기인 그를 지도하는 허재 KCC 감독도 김민구의 플레이에 대해 흡족함을 보였다. "잘 하고 있다. 개인기는 확실히 갖춘 선수"라고 평한 허 감독은 "조직적인 디펜스 부분에서 잘 안 되는 게 있지만 지금 많이 지쳐 있기도 하다. 1년 내내 경기를 하고 프로에 왔다. 프로 경기를 뛰는 건 또 다르다. 배로 힘들 것"이라면서 "다음 시즌엔 더 좋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경희대 시절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모두 소화하고 전국체전까지 뛰고 왔다. 그 뿐이 아니다.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도 치르고 왔다.
체력적으로 힘들 게 분명하다. 그러나 김민구는 "지금 상태는 좋지 않지만 힘들다고 해서 지는 건 더더욱 싫다"고 오히려 투지를 불태운다. 원체 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재능과 노력, 투지가 결합된 선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최형길 KCC 단장도 "김민구가 대학에서도 리그를 뛰었다지만 프로와는 다르다. 프로는 1주일에 2~3경기를 치르고 연전도 있다. 그럼에도 첫 해에 이 정도 활약을 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라고 호평했다.
김민구는 시즌 초반에는 프로 무대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지만 팀의 패턴을 숙지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개인기를 이용해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앞으로도 완숙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허 감독 역시 김민구에게 패턴 플레이만 고집하지 않기를 주문한다.
KCC는 6위 오리온스와 6.5경기차로 뒤져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는 하승진이 돌아오는 등 호재가 있다. 강해지는 팀 전력 속에 김민구 역시 자신의 농구를 더 꽃피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35경기에 출장해 평균 11.4득점 5.0리바운드 4.9어시스트 2.0스틸을 기록하고 있는 김민구는 스틸 부문 1위, 어시스트 부문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김종규(23·LG)와 함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민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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