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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고개 숙일 필요는 없다. 남은 경기에 집중하는 게 선결 과제다. 한국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승훈(대한항공) 얘기다.
이승훈은 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아레나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남자 빙속 5000m에 출전했으나 6분25초61의 기록으로 26명 중 12위에 그쳤다.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인 6분7초04와 18초가 넘는 차이를 보였고,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은메달 당시 세운 6분16초95에도 10초 가까이 뒤진 기록이다.
올림픽신기록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6분10초76)에도 15초 가까이 뒤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패였다. 메달 획득을 넘어 금메달까지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꾸준히 29초대 랩타임을 유지하던 이승훈은 3000m 구간을 지나면서 조금씩 처지기 시작했다. 랩타임이 30초대로 올라갔고, 결승선까지 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는 함께 레이스를 펼친 패트릭 베커트(독일)에도 밀렸다. 좋은 기록을 기대하기는 무리였다. 6분25초61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벌써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아직 10000m와 팀 추월 경기가 남아 있다. 지난 아픔은 잊고 남은 경기에 집중하는 게 선결 과제다.
특히 이승훈은 지난 밴쿠버대회 10000m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당시 기록상으로는 1위였던 크라머가 코스를 착각하는 바람에 얻은 불로소득 금메달이기는 했다. 하지만 이승훈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레이스를 펼치지 않았다면 금메달의 행운은 다른 선수에게 돌아갔을 터. 이번 대회에서 또 행운이 찾아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10000m는 열흘 뒤인 오는 18일 열리고, 21일에는 팀 추월 경기가 열린다. 주형준, 김철민과 짝을 이뤄 메달에 도전한다. 이승훈이 5000m의 아쉬움을 딛고 10000m와 팀 추월에서 명예회복에 나설 지 주목된다. 아직 치른 경기보다 치를 경기가 더 많다.
[이승훈이 레이스를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 러시아(소치)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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