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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변수가 뭐예요?'
큰 경기를 앞두고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변수'다. 0.1초에 메달 색이 달라지고, 작은 움직임에도 무척 예민한 것이 빙상 종목의 특성이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모두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상화(서울시청)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했다. 금메달의 이유였다.
이상화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아레나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70으로 결승선을 통과, 34명 중 1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7초42의 기록으로 1차 레이스를 마친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도 37초28, 올림픽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차레이스 기록은 물론 합계 기록 또한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그만큼 대단한 레이스였다.
이로써 2010년 밴쿠버대회서 금메달을 따냈던 이상화는 보니 블레어(미국, 1988~1994년), 카트리나 르메이든(캐나다, 1998~2002년)에 이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3번째로 올림픽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메달 가뭄에 시달리던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해 기쁨 두 배가 됐다. 또한 2002년 솔트레이크대회 당시 르메이든이 세운 37초30을 0.02초 경신하며 올림픽 신기록까지 경신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처럼 여러 선수가 엉켜 넘어지는 일은 없지만 스타트가 생명인 500m의 특성상 부정출발이 수도 없이 발생한다. 첫번째 부정출발 선수는 문제가 없으나 두번째부터는 무조건 실격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지난 2006년 토리노올림픽부터 현 규정이 적용되고 있다. 작은 움직임만 보여도 곧바로 부정출발이 선언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긴장감은 극에 달한다.
이날 경기에서도 8, 9조에서 한 차례씩 부정출발이 발생했다. 2번째 스타트에서 부정출발할 경우 무조건 실격 처리되므로 움직임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선수들 모두 스타트에서 상당한 손해를 봤다. 13조에 나선 쥬디스 헤세(독일)는 2차례 부정출발로 실격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상화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하지만 이상화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1차 레이스를 위해 브리타니 로우(미국)와 함께 출발선에 선 이상화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스타트도 완벽했고, 10초33에 100m 구간을 통과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결국 37초42, 1위로 1차 레이스를 마쳤다. 밴쿠버대회 1차 레이스 당시 38초24를 0.82초 단축했다.
2차 레이스도 마찬가지. 왕 베이싱(중국)과 함께 17조 인코스를 배정받은 이상화는 당당했다. 어떠한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물론 경기 초반 발생한 변수들조차 이상화를 막지 못했다. 이상화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경기를 선보였다. 괜히 '천하무적 스케이터'가 아니다.
[이상화가 2차레이스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첫 번째 사진), 이상화가 1위를 확정한 뒤 감격해하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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