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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74초70, 빙속 여자 500m 스피드대결에서 이상화(25·서울시청)보다 빠른 선수는 없었다. 그녀는 다른 별에서 온 ‘빙속여제’였다.
이상화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서 끝난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2차 레이스서 올림픽 신기록인 37초28을 기록, 1, 2차 합계 74초7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2연패다.
올림픽이 주는 거대한 부담감도 그녀의 질주를 막진 못했다. 소치의 거친 빙질도 마찬가지였다. 이상화는 1, 2차 모두 마지막 조에서 레이스를 펼쳤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결승점을 통과했다.
1차 레이스부터 이상화의 스피드는 돋보였다. 경쟁자들 대부분이 초반 100m 구간을 평균 10초40~60으로 주파할 때, 이상화는 10초33을 끊었다. 두 번째로 기록이 좋은 왕베이싱(중국)의 10초39보다도 0.06초 빨랐다. 1차 레이스서 이상화에 이어 2위에 오른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도 10초46에 불과했다.
쾌속의 스타트를 끊은 이상화의 빠른 질주는 레이스 막판까지 이어졌다. 지난 해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36초36)에는 한 참 못 미치는 37초42로 결승점을 지났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 2위 파트쿨리나와는 0.15초 앞선 기록이었다.
2차 레이스는 이상화의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2차 레이스의 평균 기록은 1차 때와 비교해 크게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기록이 떨어진 선수도 많았다. 실제로 장홍(중국)은 1차에서 37초58을 기록했지만 2차에선 37초99에 그쳤다.
그러나 이상화는 더 빨라졌다. 100m 구간을 무려 0.16초 앞당긴 10초17로 끊었다. 이후 이상화의 질주는 거침없이 진행됐다. 마친 로켓에 추진기를 단 듯 앞으로 쭉쭉 뻗어나갔고, 37초28의 기록으로 2002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74초70, 그 순간 이상화는 다른 별에서 온 ‘빙속여제’였다.
[이상화. 소치(러시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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