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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모태범(대한항공)의 소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모태범은 13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2014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결선서 1분9초37로 12위를 차지했다. 모태범은 500m 4위, 1000m 12위라는 성적으로 소치올림픽을 마쳤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500m서 금메달을 땄던 모태범은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모태범으로선 아쉬운 소치올림픽이었다. 모태범은 밴쿠버올림픽 500m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82를 기록했다. 소치에선 69초69를 기록했음에도 네덜란드 얀 스미켄스, 미첼 뮬더, 로널브 뮬더의 폭발적인 스퍼트에 밀렸다. 나름대로 최선의 성적을 올렸으나 결국 춘추전국시대에서 당일 컨디션이 좋았던 네덜란드 3인방의 저력만 확인했다.
500m 2연패 실패. 그래도 모태범은 1000m를 믿었다. 그는 언론에 수 차례 “500m보단 1000m에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라고 했다. 본래 단거리 스프린터들도 500m 준비를 위해 1000m 훈련을 한다. 1000m를 500m와 같은 스피드로 타면서 500m 위력을 극대화한다. 모태범은 이 과정에서 1000m에 자신감이 생겼다. 밴쿠버 올림픽서 세계 최장자 샤니 데이비스(미국)에 불과 0.18초 뒤져 은메달을 따낸 모태범은 1000m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모태범이 1000m에 자신감을 갖는 사이 경쟁자들도 1000m 경쟁력이 강해졌다. 모태범은 샤니 데이비스는 물론이고 네덜란드 강자들에게도 밀렸다.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은 본래 장거리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소치올림픽을 통해서 단거리도 완벽하게 접수했음을 알렸다. 모태범으로선 결국 유럽세를 극복하지 못해 500m와 1000m 모두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지형도를 보면, 순간 스피드가 강조되는 시대에 도래했다. 이젠 1000m도 500m와 마찬가지로 페이스 조절 없이 스타트부터 막판 스퍼트까지 전력을 다하는 흐름으로 바뀌었다. 모태범은 막판 스퍼트가 강점으로 꼽혔으나, 오히려 200m서 16초42로 참가자들 상위권 기록을 세우고도 막판 스퍼트에서 에너지를 뿜어내지 못하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모태범은 기로에 섰다. 올해 그의 나이는 26세. 4년 뒤 평창올림픽에선 한국나이로 정확하게 30세가 된다. 그때 또 다시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태범에게 달렸다. 그가 강력한 의지와 정신력, 뼈를 깎는 노력과 상대 분석 등을 할 각오가 돼있다면 4년 뒤에도 얼마든지 도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여자 500m 2연패를 달성한 동갑내기 이상화에게도 4년 뒤 서른살에도 정상 수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모태범이라고 못할 게 없다.
실망할 것 없다. 올림픽 2연속 메달은 그만큼 쉽지 않다. 모태범은 그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 모든 건 모태범 자신에게 달렸다.
[모태범.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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