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충돌에 울었다.
한국 쇼트트랙이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13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둘째 날 경기서 박승희(화성시청)가 여자 500m 동메달을 차지했다. 또한, 남자 1000m 예선에선 신다운과 이한빈이 준준결승전에 올라갔고, 남자 5000m 계주서는 준결승전서 탈락했다.
박승희의 동메달. 분명 대단했다. 값졌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올림픽 500m 메달은 1998년 나가노 대회 전이경의 동메달이 전부였다. 박승희가 무려 16년만에 여자 쇼트트랙 올림픽 500m 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남자 쇼트트랙도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서 김기훈이 금메달을 딴 뒤 20년 연속 메달을 따지 못했다.
사실 박승희로선 아쉬웠다. 준결승전과 결승전 모두 스타트에서 가장 빨리 반응하고도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밴쿠버올림픽서 1000m, 1500m 모두 동메달을 딴 박승희로선 이날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동료 심석희, 김아랑이 준준결승서 떨어진 뒤 홀로 준결승전과 결승전서 독보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500m 최강자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중국과 유럽세 속에서 박승희는 확실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박승희는 결승전서 첫 코너서 선두로 치고 나왔다. 그러나 두 번째 코너에서 이탈리아 선수와 엉키면서 넘어졌다. 곧바로 일어났지만 또 다시 넘어졌다. 결국 박승희는 가장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판들의 비디오 판독 결과 영국 선수의 실격으로 박승희에게 동메달이 주어졌다. 엉키지만 않았다면 사상 첫 올림픽 여자 500m 금메달도 충분히 가능했던 터라 박승희로선 너무나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남자 계주도 아쉬웠다. 45바퀴를 도는 5000m 계주서 막판 스퍼트로 선두 자리를 차지했으나 4바퀴를 남기고 이호석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3위로 뒤처지고 말았다. 박승희와는 달리 이호석은 스스로 넘어졌기 때문에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넘어지고 싶어서 넘어진 선수는 없을 터. 계주서 은근히 금메달을 노렸던 한국으로선 또 한번 아쉬움을 삼켰다.
쇼트트랙은 날이 갈수록 순간 스피드와 스타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자 500m와 남자 5000m 계주 모두 잘 싸웠으나 한 순간에 넘어지면서 최상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 와중에 박승희의 동메달은 참으로 값졌다. 박승희 개인적으로선 금메달이 상당히 아쉬운 하루였다. 운이 없었다. 그래도 어쩌랴. 이게 바로 쇼트트랙이다. 그만큼 충돌과 넘어짐에 대한 변수가 큰 종목이 쇼트트랙이다. 한국은 남은 일정서 이런 변수에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박승희.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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