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박승희 울린 英 선수의 어이없는 자폭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영국 선수의 어이없는 자폭에 금메달이 유력했던 박승희(22,화성시청)가 눈물을 흘렸다.

박승희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서 벌어진 2014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서 동메달을 따냈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 전이경(동메달) 이후 16년 만의 값진 동메달이다.

하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동메달이기도 하다. 예선에서 승승장구하며 결승에 오른 박승희는 첫 출발에서 다소 긴장한 듯 부정출발을 범했다. 하지만 이어진 두 번째 총성에선 빠른 스타트로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였다. 4바퀴를 남기고 코너로 접어드는 순간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무리해서 안쪽으로 파고들다 균형을 잃어 넘어지며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박승희를 모두 넘어트렸다.

박승희는 곧장 일어났지만 급하게 서두르다 또 다시 앞으로 넘어지며 순식간에 꼴찌가 됐다. 결국 맨 뒤에서 달렸던 리지안루(중국)가 어부지리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크리스티가 실격처리 되면서 박승희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레이스가 끝나자 박승희는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가면서 눈물을 흘렸다. 눈앞에 왔던 금메달을 한 영국 선수의 자폭으로 놓쳤다. 4년을, 혹은 그 이상을 기다린 꿈이 물거품이 된 순간이다.

하지만 박승희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다음을 준비했다. 그녀는 “후회는 없지만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동메달도 한국 쇼트트랙에 큰 수확이다”며 남은 종목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박승희. 소치(러시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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