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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심석희(세화여고)는 웃음을 되찾았다. 아쉬움은 모두 잊고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은메달리스트 심석희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올림픽파크 이벤트 광장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시상식에 참석했다. 올림픽 첫 출전에서 세계 2위에 오른 심석희의 미소는 무척 아름다웠다.
심석희는 15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서 2분13초239를 기록, 저우양(중국)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3번째이자 쇼트트랙 종목 2번째 메달을 선사한 심석희다.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선수가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자체로 대단한 업적이다.
결승서 동료 김아랑(전주제일고)과 세계기록 보유자 저우양(중국),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요리엔 테르모스(네덜란드), 리지안루(중국), 에밀리 스캇(미국)과 레이스를 펼친 심석희는 6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올라섰다. 2위로 달리던 저우양과의 거리도 벌어졌다. 금메달을 손에 쥐는 듯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 대회 1500m 우승자 저우양의 저력은 놀라웠다. 심석희는 2바퀴를 남기고 추월을 허용했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선두를 되찾지 못했다. '금메달 0순위'로 꼽히던 심석희였기에 아쉬움이 없을 리 없다. 이전까지 금메달을 손에 넣지 못한 선배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싶었던 심석희는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1997년생, 아직 한국 나이 18세인 심석희에게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방송 인터뷰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마냥 운다고 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 심석희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경기 직후 진행된 플라워 세리머니에 참석한 심석희는 한결 여유를 되찾은 듯했다. 메달 시상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이름이 불리자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은메달을 들어 보이며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 직후 눈물을 펑펑 쏟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금메달리스트 저우양에 박수를 보내는 여유도 보였다.
이제 심석희는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여왕 대관식을 위한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미 2경기가 끝났지만 치를 경기도 2경기 남았다. 1000m는 심석희의 주종목이다.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첫 올림픽 결승전을 경험했으니 이제 무서울 것도 없다. 평소 기량만 보여주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오게 돼 있다. 1000m와 3000m 계주가 끝난 뒤에는 지금보다 더 밝게, 자신있게 활짝 웃는 심석희의 모습이 기대된다.
[메달 시상식에 참석한 심석희가 활짝 웃으며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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