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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시청률 50%에 육박했던 KBS 2TV '왕가네 식구들'에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냈던 최대철. 배우 강예빈과 알콩달콩 러브라인을 보여줬던 그는 오랜 무명의 연극배우였다.
아들과 딸에게 간식도 제대로 사주지 못했던 못난 아빠는 '왕가네 식구들'이라는 작품을 만나 사람들이 알아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관심은 다 감사해요. 아주머니들이 특히 많이 알아봐 주시죠. '어? 찌질이 아냐?' 이러시면서. 초등학생들도 '찌질이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라다녀요."
최대철은 극 중 캥거루족을 대표하는 왕돈 역할을 맡았다. 40대의 나이에도 엄마의 품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집안에 빌붙어 살고 있는 현대 가족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문영남 작가님이 설명하신 왕돈이는 현실에서는 찌질해 보이는 인물이다. 그러나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고, 가족에게 헌신적인 아이다.
배우 최대철은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을 살던 사람이었다. 연극에 미쳐 연극판에 빠져살던 그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꿨다.
가진 것은 없었지만 행복한 삶을 살던 그는 어느 날 가장으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었지만 그들에게 아무 것도 해줄 게 없는 자신의 못남에, 하고 싶은 걸 포기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자신의 이기심을 안 최대철은 무대를 버리고 일자리를 전전했다.
그러던 중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그를 브라운관으로 데뷔시켜 준 송현욱 감독이 또 한 번 그를 구원했다. "대본 하나 보냈으니까 잘 읽어보고 오디션이나 한 번 봐라." 송 감독의 빛과 같은 한 번의 기회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됐다.
"제가 갔던 오디션이 '왕가네 식구들' 마지막 오디션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진형욱 감독님과 문영남 작가님이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인지 몰랐죠. 그냥 전 절실하다 보니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얼마나 절실하던지 '이게 마지막이야'라는 생각이 드니까 대사가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근데 그 모습에서 찌질함이 보였나 봐요. '너 뭔가 가진 게 있는 것 같아'라고 문영남 작가님이 절 뽑아주셨어요. 그 말 듣고 주차장에 내려가서 정말 미친 듯이 울었죠."
'왕가네 식구들'을 만나기 전 최대철은 아내에게 번번한 월급을 가져다주지 못한 못난 남편이었다. 그런 그가 '왕가네 식구들'이라는 꿈의 작품을 만났고, 배우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제가 현실에 부딪혀서 주저앉으려고 할 때마다 잡아준 사람이 우리 아내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아. 그냥 연기해'라고 다독여 준 사람이에요. 감사하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 되죠. 요즘은 정말 설레요. 예전에는 죽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루가 이렇게 재미있는 거구나'를 느끼는 거죠."
'인생역전'이라고 하기에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그러나 최대철에겐 현재 그의 위치도 예전과 비교한다면 '반전'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졌다. 가난한 연극배우에서 주말드라마 배우로. 자신과 같은 후배에게 그가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포기하지 마라. 연기는 다 똑같아요. 무대에서 하건, 카메라 앞에서 하건. 따라오는 어려움은 물론 있어요. 연기를 좋아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선택했다면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분명 길은 있는 것 같아요. 후배들이 돌이켜 봤을 때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요."
[배우 최대철. 사진 = GG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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