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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4년 전 석연 찮은 판정으로 내줬던 금메달을 다시 찾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다. 3000m 계주에 나선 태극낭자들이 한국에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김아랑(전주제일고)-박승희(화성시청)-심석희(세화여고)-조해리(고양시청)로 구성된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서 열리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여자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이번 대회 쇼트트랙 첫 금메달로 의미를 더했다.
8년 만에, 또 이번 대회 첫 쇼트트랙 금메달 도전이기에 선수들의 어깨는 무척 무거웠다. 태극낭자들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대회까지 4회 연속 올림픽 3000m 계주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계주에서는 한국의 독주를 막을 자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 행진이 중단됐다. 당시 한국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제임스 휴이시 심판의 석연치 않은 실격 판정으로 손에 쥐었던 금메달을 뺏겼다. 그래서 선수들은 더욱 이를 악물었다.
이번 대회 계주 금메달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했다. 선수들은 4년 전 아픔을 씻기 위해 절치부심하며 피나는 훈련을 소화했다. 500m 결승서 무릎 부상을 당한 박승희도 투혼을 불태웠다. 선수들 모두 "계주 금메달은 꼭 따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세계랭킹 1~4위가 모두 나선 3000m 계주에서 태극낭자들이 해냈다.
쉽지 않은 레이스였다. 마리 이브 드롤렛-제시카 휴이트-발레리 말테-마리안 상질레로 구성된 캐나다와 저우양-류취홍-판커신-리지안루가 나서는 중국은 한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고, 아리아나 폰타나-루시아 페레티-마르티나 발세피나-엘레나 비비아니가 나서는 이탈리아도 다크호스였다. 어느 하나 쉬운 상대가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전혀 주눅들지 않고 레이스를 펼쳤다. 박승희는 다소 긴장한 듯 한 차례 부정출발을 범하기도 했으나 2번째 출발과 함께 선두로 치고 나왔고, 심석희에게 깔끔하게 바통을 넘겨줬다. 이후 조해리-김아랑도 문제 없이 선두를 지켜냈다. 맏언니 조해리는 탁월한 인코스 방어로 뒤따르던 상대를 견제했다.
15바퀴를 남기고 김아랑이 잠시 역전을 허용해 위기를 맞은 한국. 13바퀴를 남기고는 캐나다에도 밀렸다. 위기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태극낭자들은 꿋꿋했다. 11바퀴를 남기고 바통을 이어받은 김아랑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고, 박승희는 8바퀴를 남기고 인코스 공략으로 중국을 추월했다. 곧이어 심석희는 자리를 뺏기지 않고 오히려 거리를 더욱 벌렸다. 김아랑도 마찬가지였다.
방심은 금물. 3바퀴를 남기고 박승희가 중국에 선두를 내줬다. 바통을 이어받은 심석희는 교체하던 중국 선수에 걸려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심석희는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마지막 반바퀴를 남기고 중국을 추월했다. 그리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강 조직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디오 판독이 있었지만 한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2위로 골인한 중국은 실격 처리됐고, 캐나다가 은메달, 이탈리아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펼친 끝에 금메달을 거머쥔 한국은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임을 확인시켰다. 준결승에서 레이스를 펼친 공상정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강의 조직력이 또 한 번 빛난 대목이었다.
[박승희(오른쪽)가 심석희를 밀어주고 있다.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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