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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국 장거리 빙속의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의 올림픽 2연패는 무산됐다. 하지만 더욱 더 강해진 네덜란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4위를 차지하며 제 몫을 충분히 했다.
이승훈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아레나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1만m에서 13분11초68을 기록, 참가 선수 14명 중 4위에 올랐다. 1위 요리트 베르흐스마(네덜란드)와는 27초23 차이였다. 스벤 크라머와 밥 데용이 각각 은, 동메달을 차지해 이번에도 네덜란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네덜란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5000m 금·은·동메달을 휩쓸었던 네덜란드는 1만m서도 저력을 과시했다. 크라머와 요리트 베르흐스마, 밥 데용 모두 폭발적인 스피드와 놀라운 지구력을 뽐내며 장거리에 걸린 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와 10000m에 걸린 메달 6개는 모두 네덜란드의 몫이었다.
금메달리스트 베르흐스마는 올림픽 신기록까지 작성했다. 앞선 6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그는 12분44초45, 올림픽 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전까지 1위였던 밥 데용의 기록을 무려 22초74나 앞당긴 기록. 베르흐스마는 1바퀴를 남긴 상황에서도 구간 기록을 29초대로 끊었다. 마지막 조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이승훈은 물론 크라머에도 부담이었다. 결국 크라머는 막판 체력이 떨어지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을 살펴보자. 이승훈은 10000m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2010년 밴쿠버 대회보다 13초나 느렸다. 이승훈은 당시 12분58초55를 기록, 크라머(12분54초05)에 이어 2위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크라머가 코스를 중복해서 타는 바람에 실격 처리되는 행운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상대 실수에 의한 금메달이었지만 올림픽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역주한 이승훈의 기록을 폄하할 수 없었다. 이승훈은 "크라머와 다시 한 번 정정당당히 붙고 싶다"고 했다.
출발은 좋았다. 이승훈은 1200m 구간부터 3200m 구간까지 꾸준히 30초대 랩타임을 유지했다. 5000m 당시와 견줘 몸도 한결 가벼워 보였다. 4000m 구간까지는 오히려 베르흐스마보다 빨랐다.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만했다. 4800m 구간부터 크라머와의 거리가 조금씩 벌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메달권 진입은 노려볼 만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크라머는 더욱 힘을 낸 반면 이승훈은 조금씩 처졌다. 7200m 구간에서는 10초 가량 차이를 보였다. 계속해서 메달권 기록은 유지했다. 밥 데용의 13분7초19를 넘어서면 동메달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뒷심이 아쉬웠다. 9200m 구간에서 33초대 랩타임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고, 9600m 구간 랩타임도 33초대였다. 결국 이승훈은 13분11초68, 4위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 빙속의 경쟁력은 몰라보게 강해졌다. 남자 5000m와 10000m는 물론 500m, 여자 1500m도 싹쓸이했다. 비록 이들의 독주를 저지하지는 못했지만 이승훈의 질주는 충분히 빛났다. '네덜란드 세상' 속에서 충분히 잘했다.
[이승훈이 1만m에서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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