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없는 포항-포를란 앞세운 C오사카, AFC챔스 앞둔 자화상 [김종국의 사커토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개막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아시아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AFC챔피언스리그에 올시즌 K리그에선 포항 울산 전북 서울이 출전한다. 서울과 포항은 오는 25일 각각 센트럴코스트(호주)와 세레소 오사카(일본)을 상대로 홈경기를 치르고 이어 26일에는 전북과 울산이 각각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웨스턴시드니(호주)를 상대로 맞대결을 펼친다.

그 동안 K리그는 AFC챔피언스리그서 아시아 타국리그에 앞서며 정상급 성적을 거둬왔다. K리그는 5년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해 그 중 3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0년대 후반 K리그 클럽들이 잠깐 AFC 챔피언스리그서 부진하기도 했지만 이후 2009년 포항의 우승을 시작으로 K리그 클럽들은 아시아 최정상급 전력을 과시했다.

올시즌 AFC챔피언스리그선 K리그 클럽들이 꾸준한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K리그는 연봉공개 이후 구단의 선수단 운영 자금이 축소됐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타국가의 프로리그는 꾸준한 투자를 통한 외향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AFC챔피언스리그 E조에 속해있는 포항은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시즌 구단 사정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팀을 운영한 포항은 올시즌을 앞두고도 외국인 선수 영입을 확정짓지 못했다. 반면 세레소 오사카는 지난 12일 포를란(우루과이)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포항은 지난 남아공월드컵서 우루과이를 4강으로 이끌며 골든볼을 차지한 포를란을 적으로 만나게 됐다. 포항이 지난시즌을 마치고 K리그 클래식 우승 멤버인 노병준 박성호 황진성을 팀에서 내보낸 것과 비교하면 맞대결을 앞둔 포항과 세레소 오사카의 상황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K리그 클럽들이 핵심선수를 타국리그에 내주는 일은 흔한 상황이 됐다. 서울은 올시즌을 앞두고 데얀(몬테네그로)과 하대성을 중국리그로 보내야 했다. K리그 역대 최고 용병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데얀과 서울의 주장으로 활약했던 하대성은 올시즌부터 장수 세인티(중국)와 베이징 궈안(중국)의 유니폼을 입는다. K리그 정상급 클럽의 핵심선수가 중국 슈퍼리그의 팀으로 이적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선수 영입을 위한 투자 비용에서 K리그 팀들이 중국 클럽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시즌 서울의 주장 하대성은 올시즌 베이징 유니폼을 입고 AFC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친정팀을 상대한다.

G조의 전북은 대부분의 K리그 구단과 달리 꾸준한 선수 보강을 통해 전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반면 AFC챔피언스리그서 지난시즌 우승팀 광저우(중국)와 또한번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전북과 광저우는 최근 3년 연속 조별리그서 같은 조에 배정된 가운데 1승2무1패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왔다. 지난시즌 콘카(아르헨티나) 무리퀴, 엘켄손(이상 브라질) 등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며 우승을 거뒀던 광저우는 올시즌을 앞두고는 이탈리아 대표팀서 활약 중인 디아만티를 영입했다. 클럽에 대한 모기업의 투자규모에 있어 광저우는 전북보다 우위에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각국의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중동과 일본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슈퍼리그 팀들은 한국의 대표급 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해 리그의 수준과 규모를 키웠다. 반면 K리그만 경쟁국들과 비교해 투자 규모가 초라해지고 있다. 그 동안 중동 등 몇몇 국가의 클럽들은 거액을 들여 수준급의 선수를 영입했지만 오히려 조직력 와해라는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시행착오를 겪은 후 최근 중동과 중국 클럽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팀 성적으로 이어졌다.

K리그 클럽이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타국리그에 내줬던 지난 2011년과 2013년 알사드(카타르)와 광저우는 니앙(세네갈) 콘카, 무리퀴 같은 아시아 수준을 뛰어넘는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또한 자국의 대표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어느 포지션 할 것 없이 탄탄한 선수층을 구성했다. K리그 클럽들은 그 동안 불리한 배경에도 단판승부에 강한 특유의 경기력으로 AFC챔피언스리그서 꾸준한 성적을 냈다. K리그 클럽들이 투자없이 선수들의 경기력에만 의존해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이 한계에 이른 상황이다.

[서울과 광저우의 2013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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