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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동이었다. 예술이었다.
김연아가 현역 마지막 무대를 화려하게 마쳤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144.19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74.92점을 더해 총점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26년만의 올림픽 여자 싱글 2연패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2연속 메달을 따냈다.
김연아의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수는 밴쿠버올림픽서의 78.50이었다.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수 역시 밴쿠버올림픽의 150.06점이었다. 합계 228.56점이 월드베스트인 것. 김연아는 4년 전에 비하면 점수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픽 2연패에도 결국 부족한 점수가 됐다. 그래도 좋지 못한 빙질, 러시아의 홈 텃세, 김연아를 향한 심판들의 인색한 평가 등을 감안하면 은메달도 대단한 성과였다.
결정적으로, 김연아의 연기를 점수로 말해선 안 될 것 같다. 김연아의 연기는 그만큼 대단했다. 아니 완벽했고, 아름다웠다. IOC는 일찌감치 소치 현지시각으로 20일~21일을 ‘연아의 시간’이라고 했다. 김연아의 2연패를 예견한 것이다. 김연아는 비록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소치 전체를 자신의 시간으로 메울 만큼 꽉 찬, 감동의 무대를 선보였다.
김연아는 점프, 트리플 플립+토룹, 스텝 시퀀스 등 각종 테크닉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의 몸짓 하나하나가 피겨스케이팅의 교과서였다. 이것만으로 끝이라면, 김연아는 그냥 세계 1인자다. 여기에 김연아 외엔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는 특유의 표현력과 예술성 역시 세계 최고다. 동양인으로선 믿을 수 없는 가녀린 팔과 긴 다리로 금메달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은메달보다 훨씬 더 값졌다.
혹자는 김연아를 “역대 최고의 피겨스케이터”라고 칭한다. 무리가 아닌 표현이다. 김연아는 무엇보다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예술과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은메달 그 이상으로 빛난 피겨여왕의 대단한 무대였다. 피겨 불모지 한국에서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의 전율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스포츠선수가 몇이나 될까.
김연아가 현역 마지막 무대를 마쳤다. 23일 갈라쇼가 있지만, 정식 무대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이 마지막이었다. 어쩌면, 피겨스케이터 김연아와 동시대에 살았던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김연아의 여정을 직접 지켜봤고, 김연아가 지난 19년간 선사한 한편의 감동 드라마를 함께 호흡하고 느꼈기 때문이다.
은메달 그 이상의 예술적 아름다움과 감동.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하는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전율이다. 김연아는 이제 빙판 밖으로 퇴장하지만, 그녀가 선사한 여운과 감동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다.
[김연아.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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