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결승행' 한국 빙속 팀추월, 대회 男 선수 첫 메달 확보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기다렸다. 너무나 기다렸다. 드디어 남자 선수들이 첫 메달을 확보했다.

이승훈(대한항공)과 김철민, 주형준(이상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준결승서 3분42초32로 결승선을 통과, 지난 2010년 밴쿠버대회 우승팀 캐나다를 2초96 차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해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메달을 확보한 건 스피트스케이팅 대표팀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금메달 2개(이상화, 여자 쇼트트랙 계주), 은메달 2개(심석희, 김연아), 동메달 1개(박승희)를 따냈는데 모두 여자 선수들이 주인공이었다. 남자 선수들은 '노메달'에 그쳐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하지만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날 한국은 마티에 지루-루카스 마코우스키-데니 모리슨으로 구성된 캐나다와 맞섰다.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최선을 다했다. 4구간까지 1초 이상 뒤처졌지만 5구간 0.92초, 6구간 0.75초, 7구간 0.47초로 격차를 서서히 줄여 나갔고, 8구간에서 마침내 0.02초 차로 캐나다를 앞질렀다.

이후 격차를 더욱 벌린 한국은 13구간에서 1.20초 차로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예약했다. 캐나다는 전의를 상실했다. 15구간에서는 2.01초까지 벌어졌다. 이승훈과 김철민, 주형준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대열을 유지했고, 캐나다에 2초96 앞선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선수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나눴다.

이승훈은 기대를 모았던 5000m에서 12위, 10000m에서 4위를 기록해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조직력이 필요한 팀 추월에서 메달을 따는 게 중요하다"며 결의를 다졌고,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완벽한 팀워크와 레이스를 거듭할 수록 더 힘을 내는 놀라운 지구력은 최고의 무기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메달을 확보한 이승훈-김철민-주형준의 모습은 너무나도 늠름했다.

이제 결승이다. 상대는 세계 최강 네덜란드다. 금메달이냐 은메달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제 몫을 충분히 하고도 남았다.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캐나다와의 준결승서 역주하고 있다.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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