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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세계최강으로 불린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매력은 짜릿한 역전에 있었다. 앞서니 뒤서니 해도 결국에 승자는 대한민국이었다. 헌데, 이번 소치에선 그 모습을 낯선 러시아 국기를 달고 빙판 위에 선 ‘빅토르안’ 안현수가 보여줬다.
안현수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31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치며 포효했다. 그리고 이어진 남자 계주 5000m 결승에서도 러시아 대표팀의 2번 주자로 나서 역시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리가 알던 쇼트트랙을 안현수가 보여줬다. 안현수는 이번 대회서 늘 극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0m에선 폭발적인 순간스피드로 상대를 제쳤고, 500m에선 한 바퀴 반을 남기고 선두로 치고나가며 상대를 멘붕에 빠트렸다. 남들 다 넘어지던 코너에서도 안현수는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이 레이스를 완주했다. 5000 계주도 다르지 않다. 안현수의 스케이팅은 클래스가 달랐다.
과거 우리는 이러한 한국 쇼트트랙에 열광했다. 뒤지고 있다가도 코너에서 한 번에 치고 들어가 상대를 제치는 기술에 모두가 추풍낙엽 떨어져나갔다. 그런데 이번 소치에선 그것을 한국이 아닌 러시아가 보여줬다. 아니, 안현수가 해냈다.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넘어지고, 실격되며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기막힌 역전쇼도, 화려한 스케이팅도 없었다. 안현수의 화려한 부활은, 그래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했다.
어쨌든 안현수는 이날만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하며 앞서 1000m에서 딴 금메달을 합해 3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2006토리노올림픽 당시 태극마크를 달고 3관왕(1000m, 1500m, 5000m계주)을 작성했던 안현수는 8년 만에 국적을 바꿔 또 한 번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안현수는 500m 금메달을 획득하며 쇼트트랙 전 종목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이 역시 안현수가 처음이다. 그리고 개인 통산 6개의 금메달 역시 최다기록이다. 말 그대로 안현수는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케이터가 됐다.
[안현수. 소치(러시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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