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메달 딴 줄 알겠어요.”
22일 인천공항. 오전부터 출국장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자 컬링대표팀이 이날 오전 귀국했기 때문이다. 여자컬링대표팀은 소치올림픽서 한국 컬링 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성적은 예선 풀리그 3승6패로 준결승전 진출 실패. 그러나 경기력 자체는 세계적인 강호들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경기도청팀으로 구성된 여자 컬링대표팀은 예쁜 외모와 좋은 경기력으로 이번 소치올림픽 기간 내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올림픽을 끝낸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귀국한다. 취재진의 관심은 대부분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집중된다. 하지만, 여자 컬링대표팀은 메달을 따지 못했음에도 취재진의 큰 관심을 받았다. 확실히 소치올림픽 이전과 이후로 한국 컬링의 위상이 달라졌다. 여자 컬링대표팀이 소치올림픽을 위해 캐나다 전지훈련을 떠났을 때, 관심을 보낸 취재진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소치올림픽 이후 한국 컬링은 달라졌다.
현재 한국에서 초, 중, 고, 실업 컬링팀을 모두 더해도 17개에 불과하다. 전용경기장이 없어 대부분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다. 정영섭 감독은 “국내와 해외는 빙질 자체가 다르다. 다행히 소치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에 전용경기장이 지어질 것 같다”라고 웃었다. 국내 컬링계서는 컬링 전용경기장이 생기면 한국 컬링의 열악한 인프라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정 감독은 “소치올림픽을 통해 국내에 컬링이 생중계 된 게 크다”라고 했다. 국내에 컬링이 생중계되면서 컬링이 좀 더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섰다. 정 감독은 “이제 어지간한 팬들은 컬링을 다 아는 것 같다. 간단한 작전도 알고 보는 분들도 있더라”며 흐뭇해했다. 이어 “솔직히 이런 큰 관심이 얼떨떨하다. 컬링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져서 감사하다. 이것이 새로운 기회다. 4년 뒤 평창까지 이런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정 감독은 소치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컬링이 한 단계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러시아는 소치올림픽을 위해 1년내내 전 세계투어를 했다. 권위있는 대회를 많이 나갔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4년 뒤엔 평창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지금보다 더 잘해서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라고 했다.
그동안 올림픽서 대중이 보낸 일부 종목에 대한 관심은 올림픽이 끝나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컬링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소치올림픽을 계기로 컬링이 많이 대중화됐다. 이 관심을 4년 뒤, 아니 먼 미래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정 감독과 선수들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에 모인 팬들의 관심이 영원히 이어지길 바란다.
[여자컬링대표팀. 사진 = 인천공항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