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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일본 미야자키 고동현 기자]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서, 익숙하지 않은 유니폼을 입고 서 있었다.
모리모토 히초리(33·세이부 라이온즈)는 22일 일본 미야자키현 아이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모리모토는 국내 팬들에게도 상당히 익숙한 선수다. 재일교포 3세인 그는 '희철(稀哲)'(이희철)이란 한국식 이름을 일본 이름에도 그대로 쓰고 있는 흔치 않은 인물이다. 부모님은 도쿄에서 불고기집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06년 올스타전에서는 드래곤볼의 피콜로 분장을 하고 나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1999년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한 모리모토는 2010년까지 줄곧 한 팀에서만 활약했다. 특히 2007년에는 144경기 전경기에 출전, 타율 .300 3홈런 44타점 31도루 91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1번 타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퍼시픽리그 득점왕.
하지만 2011년 이후에는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로 이적한 그는 이적 첫 해 부상 등으로 48경기 출장에 그쳤고 2012년에도 타율 .244 3홈런 18타점 0도루 20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단 4경기에 출전해 5타수 무안타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요코하마에서 방출당한 모리모토는 현역 선수 생활 연장 의지를 드러냈고 테스트를 받은 끝에 세이부와 계약을 맺었다.
원래 모리모토에게 익숙한 자리는 1번 타자 외야수지만 이날은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했다. 지난해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단숨에 정식 4번 타자로 등극한 것은 아니다. 베스트 라인업을 구성한 소프트뱅크와 달리 이날 세이부는 1.5군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모든 것이 기존에 생각하던 모리모토와는 다른 상황. 그래도 일단은 신임 이하라 하루키 감독에게 어느 정도 눈도장을 받는데는 성공했다. 첫 타석에서는 우익수 파울 플라이,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뜨리며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것.
테스트까지 받으며 현역 생활을 연장한 모리모토가 요코하마에서의 아쉬움을 씻고 부활의 날개짓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모리모토 히초리. 사진=일본 미야자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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