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근래 보기 드문 '막장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 금메달리스트는 김연아(24)가 아니었다. 점수로는 김연아보다 앞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의 몫이었다.
김연아는 실수 없이 클린 연기를 펼쳤고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2연패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심판진의 판정은 달랐다. 소트니코바는 김연아보다 총점에서 5.48점이 앞섰다.
이를 두고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21일 경기 당시 문제 심판들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인인 알라 셰코프체바는 러시아 빙상연맹 사무총장 발렌틴 피셰프의 아내다. 피셰프는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을 지낸 인물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심판진 배정부터 엉망이었던 셈이다.
무엇보다 경기 후 소트니코바가 셰코프체바 심판과 포옹을 나누는, 근래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설령 자국의 선수가 메달을 걸었다고 해도 심판이 선수와 포옹을 하는 장면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소치에서 현실이 됐다.
이 장면을 두고 소치 현지에서 올림픽을 취재 중인 한 미국 기자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지역 언론 '시카고 트리뷴'과 'LA 타임스'에 올림픽 기사를 기고하고 있는 필립 허쉬 기자는 한국 팬들이 보낸 이메일로 '막장 포옹'이 일어난 사실을 알게 됐다. 몇몇 한국 팬들이 소트니코바와 셰코프체바 심판이 포옹을 하는 장면을 캡쳐해 이메일로 보낸 것이다.
그는 23일 '시카고 트리뷴'에 쓴 기사를 통해 "몇몇 한국인들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중계 화면에 잡힌 포옹 장면을 담아서 보냈다. 당시 NBC는 백스테이지를 촬영 중이었다"라면서 이제서야 문제의 장면을 확인했음을 밝힌 뒤 "질 나쁜 판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라고 평했다.
허쉬 기자는 국제빙상연맹(ISU)의 규칙 등을 열거하면서 셰코프체바 심판이 피셰프 사무총장과 결혼을 한 점 등을 지적하고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소신을 기사를 통해 이야기했다.
이 기자는 이미 "소트니코바는 심판진에 선물이라도 보내야 한다", "소트니코바는 제 2의 사라 휴즈다. 가장 의외의 금메달"이라며 판정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23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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