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고동현 기자] 이대호가 사실상 소프트뱅크 4번 타자 자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빅보이'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는 22일과 23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 스타디움에서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와 두 차례 시범경기를 치렀다. 22일에는 1타수 1안타, 23일에는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 '4번 이대호' 단순 테스트 차원 타순 아니다
이대호는 두 경기 모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물론 시범경기이기에 시즌 때와는 다른 분위기가 풍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22일과 23일 소프트뱅크의 라인업을 살펴보면 단순히 '테스트 차원'의 구성은 아니다.
22일에는 나카무라 아키라(1루수)-이마미야 겐타(유)-우치카와 세이치(좌익수)-이대호(지명타자)-하세가와 유아(우익수)-마쓰다 노부히로(3루수)-후쿠다 슈헤이(중견수)-스루오카 신야(포수)-혼다 유이치(2루수)로 이어지는 타순을 구성했다.
이어 23일에는 혼다(2루수)-이마미야(유격수)-우치카와(좌익수)-이대호(지명타자)-하세가와(우익수)-마쓰다(3루수)-후쿠다(중견수)-호소카와 도오루(포수)-나카무라(1루수)로 구성된 라인업을 내세웠다.
주전 경쟁을 펼치는 두 베테랑 포수 쓰루오카와 호소카와를 제외하고는 선수 구성이 같다. 그리고 이는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이기도 하다. 이는 1.5군으로 라인업을 구성한 세이부와 다른 모습이었다.
약간의 타순 변화는 있지만 우치카와-이대호-하세가와-마쓰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또한 우치카와와 하세가와의 경우 지난 시즌에도 3번과 5번을 번갈아 맡은 선수들이다.
▲ 아키야마 감독, '4번 이대호' 기대에서 확신
이대호는 국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물론이고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로 이적한 이후에도 4번 타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오릭스에서 이대호는 연습경기, 시범경기는 물론이고 정규시즌 모든 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섰다. 2012시즌에는 144경기, 2013시즌에는 141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물론 소프트뱅크 역시 이대호를 4번 타자로 기대하고 영입한 것이다. 2012년과 2013년에 거물급 외국인 타자인 윌리 모 페냐와 브라이언 라헤어를 영입했지만 실망한 탓에 실력이 입증된 이대호를 데려왔다.
소프트뱅크는 오릭스에 비해 전력이 탄탄하다. 3번 우치카와의 경우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 모두 타율 1위에 올랐으며 5번 하세가와는 지난해 타율 .341로 퍼시픽리그 타율왕에 등극했다. 6번으로 들어선 마쓰다의 경우에도 4번을 칠 수 있을 정도로 파워를 갖췄다.
때문에 이대호 입단식 당시만 하더라도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이대호가 4번 타자라고 확언을 하지 않았다. 이는 오릭스 초반 부진할 때도 계속 4번 타자로 기용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과는 다른 반응이다. 입단식 당시 아키야마 감독은 "(이대호가) 4번 타자를 맡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자세를 드러냈다.
이제는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이대호는 시범경기 전 열린 4차례 홍백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덕분에 아키야마 감독은 물론이고 구단 회장인 오 사다하루(왕정치)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결과는 2경기 연속 4번 타자 출전이었다.
이대호 이후 그 자리에는 마쓰나카 노부히코와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바바로 카니자레스가 들어섰다. 마쓰나카의 경우 예전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지만 현재는 입지가 좁아졌다. 쿠바 출신의 카니자레스는 지난해 멕시칸리그에서 뛰었으며 아시아 야구를 처음 경험한다.
때문에 아키야마 감독은 이대호를 무리시키지 않는 대신 실력 검증이 필요한 마쓰나카와 카니자레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다. 그러면서도 선발 명단에는 이대호를 내세우며 그에게 '4번 타자'를 맡을 것이라는 의사를 건넸다.
이를 본다면 소프트뱅크에서도 이대호의 자리는 변함 없이 4번 타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이대호로서는 시즌 때도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정규시즌에서도 4번 타자로 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은 시리즈다. 물론 이대호라는 이름과 실력을 감안했을 때는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에서도 4번 타자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대호. 사진=일본 미야자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