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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평창 키즈’를 발굴하라.
한국 동계스포츠는 21세기 들어 특급스타들을 배출했다. 그들은 동계올림픽서 맹활약하며 한국 국민을 기쁘게 했다.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빙판에서 내려온 피겨여제 김연아는 세계적인 스타이자 한국 문화의 아이콘이다. 피겨 불모지 한국에서 탄생한 영웅에 전 세계가 흥분했다. 한국 빙속 사상 최초로 올림픽 여자 500m 2연패에 성공한 이상화 역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들어섰다.
소치에선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러시아 국기를 흔든 안현수도 사실 한국이 배출한 특급 쇼트트랙 스타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 이후 8년만에 다시 3관왕에 올랐다. 이밖에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한 장거리 빙속 스타 이승훈, 올림픽 출전 2회만에 모든 세부종목 메달 획득에 성공한 쇼트트랙 스타 박승희, 여고생 에이스 계보를 이은 차세대 쇼트트랙 여제 심석희 등은 한국 동계스포츠의 소중한 보물들이다.
▲ 별은 언젠가는 진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서 해피엔딩을 꿈꿨다. 하지만, 석연찮은 판정 속에 찜찜한 결과를 받았다. 그래도 김연아는 떠난다. 보통 피겨스케이팅은 20대 중반이면 전성기가 끝난다. 김연아는 전 세계를 짧고 굵게 뒤흔든 뒤 작별을 고했다. 이미 수 많은 업적을 거둔 김연아에게 더 큰 기대를 거는 것도 못할 짓이다. 김연아의 현역 은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상화의 향후 거취는 알려진 게 없다. 그러나 4년 뒤 평창에서 500m 3연패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상화는 4년 뒤엔 29세다. 혹시 그녀가 평창올림픽에 도전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또 하나의 역사 창조다. 이상화는 평창서 마지막 전성기를 구가할 가능성이 크다. 그녀와 한국 빙속의 전성기를 함께 열었던 이승훈과 모태범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별은 화려하게 뜨지만, 언젠가는 진다. 김연아가 그 과정을 밟고 있다. 떠나간 옛 사랑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안현수도 4년 뒤 평창에선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한국 동계 스포츠가 건강을 유지하려면 제2의 김연아, 제2의 이상화를 꾸준히 배출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김연아, 이상화만을 바라볼 순 없다.
▲ 평창 키즈, 한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버팀목
4년 뒤 동계올림픽은 평창에서 열린다. 평창하면 떠올릴 수 있는 ‘평창 키즈’를 발굴해야 한다. 이미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 유치 직전부터 유소년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IOC도 2012년 유스올림픽을 창설하면서 각국의 유망주 발굴을 독려한 바 있다. 소치올림픽서 금, 은, 동메달 1개씩을 딴 심석희도 유스올림픽서 주목을 받았다.
성적만 놓고 보면, 4년 뒤 평창올림픽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김연아가 없고, 이상화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금메달을 딸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전통의 금메달밭 쇼트트랙도 소치에서 더 이상 한국이 유일무이한 세계최강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전 종목을 통틀어 대대적인 유망주 발굴 및 스타 육성에 나서야 한다. 물론 올림픽을 성적만으로 바라보는 잣대는 위험하다. 그러나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우려면 좋은 성적도 필요하다.
평창에서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면, 그 자체로 한국 동계스포츠의 버팀목이 된다. 평창올림픽이 한국 동계스포츠의 끝이 아니기에, 젊은 스타 발굴은 필수다. ‘김연아 키즈’로 불린 박소연과 김해진, 겁 없는 스켈레톤 신예 윤성빈, 모굴 스키서 설상 종목 사상 최초로 결선 진출 쾌거를 이룩한 최재우 등은 ‘평창 키즈’의 유력한 후보들이다. 나아가 이들의 경쟁자들을 육성해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대대적인 투자는 필수다. 평창올림픽은 동계스포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다.
[김연아와 이상화(위), 김해진과 박소연(가운데), 윤성빈(아래). 사진 = 소치(러시아) 유진형 기자 zolong@,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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