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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박정아를 배우가 아닌 걸그룹 쥬얼리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동안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KBS 1TV '웃어라 동해야', KBS 2TV '내 딸 서영이')에 꾸준히 얼굴을 비춰온 그였지만 여전히 쥬얼리에서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노래를 부르던 박정아의 모습은 그만큼 대중의 뇌리에 깊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정아는 그동안 익숙했던 쥬얼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다.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4년이라는 시간동안 꾸준히 긴 호흡의 작품에 출연하며 오직 연기로만 모습을 드러내온 것이다. 지난 4년간 배우로 달려온 박정아를 만나 지금까지 배우 박정아의 모습을 돌아봤다.
"이제는 배우로서 다음 장을 넘기는 느낌"
"작년에는 배우로서 첫 장을 잘 마무리하고 다음 장으로 넘긴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지금은 다음 페이지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인사를 드리고 더욱 다양한 캐릭터를 선택해야 된다는 숙제는 있죠. 그런 부분들을 빼면 견디고 있는 것 같아요."
박정아는 지난 4년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동안 그는 가수에서 배우로 돌아서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왜 노래를 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는 본인 스스로도 '다시 노래를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는 일단은 그런 생각들을 넣어두기로 했다. 그런 생각들을 '견뎌내고'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 연기를 하겠다는 게 배우로서 박정아의 계획이었다.
"요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하지만 전 지금은 하나를 좀 더 집중적으로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음악에 대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OST나 좋은 기회가 있을 때 노래를 하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대중에게 헷갈림을 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배우로 전향하면서 박정아는 부침도 많이 겪었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큰 고비로 가수 시절이 아닌 연기를 하던 때를 꼽았을 정도니 말이다. 연기를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날 정도로 연기에 대한 갈망은 큰 그였지만 현실에서 주어지는 배역들은 커리어우먼같은 도시적인 역할들 뿐이었다. 여기에 짝사랑을 하다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끝나는 캐릭터의 성격적인 면 역시 비슷했다.
"요즘은 남자 자체에 관심이 없어요"
사실 지금 출연 중인 종합편성채널 JTBC 일일드라마 '귀부인'의 이미나라는 인물 역시 짝사랑 중인 재벌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박정아가 그동안 맡아왔던 역할들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라는 점에서, 또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라는 점에서 박정아에게 조금은 남다르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미나는 보기에 따라서 악녀로 보일 수도 있는 인물이에요. 그런데 제가 분석한 바로는 상황이 미나를 나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지 못하게 하니까 어머니에게 대드는 거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여자를 사랑하니까 그걸 뺏으려고 하는거고. 사랑하는 사람을 맘껏 사랑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거니까. 모든 걸 가진 아이가 사랑까지 가지려 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 아이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아이거든요."
그렇다면 실제 박정아가 사랑하는 방식은 어떨까. 그는 조건없이 빠져드는 미나와 달리 사랑에 대해 조금은 의연하게 대처하는 편이었다. "20대에는 그냥 그 사랑을 보고 달려갔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누가 그러지 말라고 말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누군가를 만날 때 재력이나 외모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은연중에 저도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축복받는 사랑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사실 박정아는 지금은 연애보다는 자신의 커리어에 좀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소개팅이 들어와도 "남자 자체에 관심이 없다"며 다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너무 관심이 없어도 큰일이라는 어르신들의 말에도 혼자 있는 시간 그 자체가 정말 즐겁다고 했다.
"혼자서 뭘 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혼자 영화도 보러 다니고 혼자 서점 가서 모자쓰고 이어폰을 끼고 앉아서 책을 보는. 그렇게 앉아있는 시간이 참 좋아요. 그러면 시간도 금방 가는 것 같고. 그렇게 혼자 문화생활하는 게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올해 목표는 다작이에요"
박정아는 배우로서 올해 목표를 다작으로 꼽았다. 더 많은 작품에서 더 다양한 캐릭터로 대중들을 만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살인자같은 극단적인 캐릭터부터 정의로운 형사까지 배우 박정아가 가지고 있는 숨겨진 모습들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하고 싶은 역할은 정말 많죠. 거친 역할도 하고 싶고 '이게 박정아야?' 이렇게 생각될만한 역할도 하고 싶고. 특히 남자 캐릭터를 보면 탐나는 게 많아요. 영화 '베를린'에서도 전지현 씨가 있는데도 하정우 씨를 보게 되고 류승범 씨를 보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독특하고 살아있는 캐릭터들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배우 박정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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