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NC와 KT를 제외한 8팀이 일본에서 스프링캠프 막바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미야자키에 있는 두산, 가고시마에 있는 롯데를 제외한 삼성, LG, 넥센, SK, KIA, 한화가 오키나와에 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오키나와 리그’를 진행 중이다. 일본 구단들과도 맞대결하지만, 아무래도 국내 구단들끼리의 맞대결이 많다.
오키나와리그를 치르는 국내 6개구단은 5경기 내외를 치렀다. 넥센처럼 최근 3연승을 달린 팀도 있고, 삼성처럼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상대에 얻어맞기 바쁜 팀도 있다. 그렇다면 이 성적들은 실제로 믿을만하다고 봐야 할까. 믿을 수 있다면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것일까.
▲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연습경기
삼성은 24일까지 오키나와리그 5경기서 1무4패를 기록했다. 투수들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거의 매 경기 난타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걸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야구관계자들은 ‘삼성은 그래도 삼성’이라고 한다. 연습경기에 나선 투수 대부분 지난해 1.5군, 2군급 멤버였다. 실제로 삼성은 연습경기서 주축투수들이 거의 등판하지 않았다.
또 다른 시각. 지난해 2군에서 갓 올라온 수도권구단의 한 야수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맹타를 휘둘렀다. 시범경기서도 괜찮았다. 그런데 정규시즌 들어가니 페이스가 축 처졌다. 곧바로 2군으로 밀렸다. 그런데 스프링캠프서 죽을 쒔던 선배들은 정규시즌이 되니 방망이가 팽팽 돌아가더라. 나만 촌놈 마라톤 했던 기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스프링캠프서 맹활약하는 선수는 따로 있는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확고부동한 주전들은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든다. 연습경기가 열리는 2월엔 당연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반면 스프링캠프부터 뭔가 보여줘야 하는 백업, 2군급 선수들은 일찌감치 몸 상태를 끌어올린다. 때문에 이 시기엔 좋은 활약을 하는 경우가 잦다. 이들 사이에서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개인성적이 판이하다. 이런 변수들이 경기내용에 녹아 들면서 연습경기 자체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오키나와리그 결과와 내용을 그대로 해당 팀의 올 시즌 전력 추정치로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연습경기다.
▲ 연습경기도 무시할 수는 없다
연습경기 속에도 팀들의 특성은 드러나는 법이다. 넥센, LG, KIA 등은 최근 오키나와리그서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넥센은 24일 요코하마 2군에 8-5로 승리했는데, 최근 주가가 급상승세인 강정호와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강지광의 타격감이 좋았다. 이날 비니 로티노 정도를 빼곤 베스트라인업을 꾸린 넥센은 확실히 공격의 팀이라는 게 드러났다. 반대로 마운드서는 올 시즌 주축으로 뛰어야 할 강윤구, 오재영 등이 합작 4실점하며 고민을 드러냈다.
삼성도 마운드 난타를 그대로 두고볼 순 없는 상황이다. 이영욱, 서동환 등 2차드래프트로 합류한 투수들과 김현우, 백정현 등은 오승환의 이적과 신용운의 재활로 헐거워진 삼성 불펜에 반드시 힘이 돼야 할 자원들. 그런데 연습경기부터 피치를 올려야 할 투수들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투수들 역시 캠프에선 100% 구위와 컨트롤은 아니다. 의도적으로 특정 구종 및 코스를 시험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확대해석은 금물이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 불펜은 고민스럽다는 게 오롯이 드러났다.
결국 뚜껑은 시범경기서 열릴 전망이다. 오키나와리그는 3월 4일까지 열린다. 3월 8일이 시범경기 개막일. 오키나와리그 이후 숨돌릴 틈 없이 국내 시즌이 개막된다는 의미다. 9개구단은 기본적으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드러난 장점과 단점을 안고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시범경기서는 모든 팀이 한 차례씩 격돌하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보다는 전력 비교 및 평가를 좀 더 객과적으로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범경기서는 주전들의 컨디션도 많이 올라온다. 또한, 코칭스태프가 연습경기서 나타난 전력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해서 나오는 무대가 시범경기다.
오키나와리그의 성적과 내용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좀 더 현실적인 평가는 시범경기에 들어가서 내려도 늦지 않을 것 같다.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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