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환경은 변했지만 오승환은 '오승환다운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하고 있다.
'한신 수호신'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은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 등판,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처음이자 마지막인 연습경기 등판을 마치고 26일 연고지인 오사카로 가서 정규시즌 대비를 이어간다.
경기 후 오승환은 스프링캠프를 마친 소감과 함께 투구폼 논란 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 "스프링캠프, 부상 없이 마쳐 만족"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다. 때문에 제 아무리 심정의 변화가 없는 사람이라도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면 동요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를 마친 오승환의 표정은 '평온' 그 자체다.
2013년 2월과 2014년 2월 오승환의 같은 점이라고 한다면 스프링캠프를 오키나와에서 치르고 있다는 점 밖에 없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오승환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내 프로야구 자타공인 최고의 마무리 투수였다.
이제는 한신에게 '제 2의 후지카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외국인 선수가 됐다. 몸값도 비교가 안 될만큼 높아졌을 뿐 아니라 언론에 받는 관심도 훨씬 커졌다. 오승환의 경우 일본 취재진의 열기가 한국의 그것을 뛰어 넘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다.
그래도 오승환은 여전히 오승환다웠다. 오승환은 '달라진 점'보다 '같은 점'에 주목했다. 그는 "훈련 방식이나 스케줄이 삼성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힌 뒤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오키나와 역시 지난 10년간 해왔던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이 '오승환다운' 모습을 만드는 비법인지도 모른다.
이어 그는 "부상 없이 끝낸 것에 만족한다"며 "선수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앞으로 해야할 것이 더 많기에 준비를 잘하겠다"고 스프링캠프를 돌아봤다.
▲ "투구폼 논란? 한국에서도 초반에 이야기 나왔다"
최근 오승환과 관련한 또 하나의 이야기는 투구폼이다. 오승환은 공을 던질 때 왼쪽 발이 한 차례 땅을 디디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던진다. 하지만 이를 통해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없기에 한국 프로야구나 국제 대회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 상대팀들 또한 이에 대해 큰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심판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고 밝히며 오승환의 투구폼에 대해 신경 쓰는 모습이다.
예민한 선수라면 제 아무리 자신의 잘못이 없더라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 이 부분 역시 '오승환다운 대처법'을 보이고 있다. 오승환은 투구폼 논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에 있을 때도 데뷔 초반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서도 "일본도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상관없다. 심판마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이 있기 때문에 한국리그에 있는 심판과 일본리그에 있는 심판 중 같은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는 심판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스트라이크존에 관계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을 하겠다고 말한 것.
해외리그에서 뛰는 것은 실력 뿐만 아니라 적응력과 평정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실력은 인정 받은 오승환에게 적응력과 평정심은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뛰어난 능력이다. 오승환이 '돌직구'를 뿌리며 한신의 마무리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확률 높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25일 한신 데뷔전을 가진 오승환(첫 번째 사진), 오승환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뒤 덕아웃으로 돌아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일본 오키나와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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