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KB와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 경쟁이 최종 7라운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현재 KB가 15승14패로 3위, 삼성생명이 14승15패로 4위다. 4팀이 포스트시즌에 나섰던 예년이라면 3위 경쟁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가 없어지면서 상위 3위에 들어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
사실 3위 경쟁은 시즌 중반까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줄곧 3위를 지켜온 KB는 4~5위 그룹을 멀찌감치 떨어뜨린 채 2위 신한은행을 견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중반이 넘어서면서 KB가 완만하게 하향세를 그렸다. 반면 삼성생명은 대체 외국인선수 샤데 휴스턴을 앞세워 차곡차곡 승수를 쌓았다. 결국 삼성생명이 KB를 단 1게임차로 압박하기에 이르렀다. 두 팀에 남은 경기는 6라운드 1경기와 최종 7라운드 5경기 등 총 6경기. 맞대결 1경기(3월12일, 용인)도 남아있다.
KB와 삼성생명엔 공통점이 있다. 연승과 연패가 잦다. 롤러코스터 같다. 치고 올라갈 힘도 있지만, 겉잡을 수 없이 추락하기도 한다. 냉정하게 보면 KB와 삼성생명의 전력은 안정적이지는 않다. 두 팀은 매 경기 벤치의 역량과 선수들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준비만 잘 되면 선두 우리은행과 2위 신한은행을 잡기도 한다. 반대로 잘 풀리지 않을 경우 5위 KDB생명 혹은 최하위 하나외환에도 잡히기도 한다.
▲ 롤러코스터 경기력
KB는 매력적인 팀이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성장하는 홍아란, WKBL 최고 테크니션 모니크 커리, 최고 토종 해결사 변연하에 강아정과 김수연까지. 정미란, 심성영, 마리샤 콜맨 등이 버틴 백업 멤버도 나쁘지 않다. 간판센터 정선화 없이 한 시즌을 운영해온 서동철 감독의 역량은 인정받아야 한다. 다이내믹한 뛰는 농구, 변형 지역방어는 올 시즌 KB의 히트상품이다.
하지만, 사실상 센터 없는 토털 바스켓을 추구하다 보니 기복이 있다. 부상자도 속출했고 체력적으로 부침이 있는 시즌 막판엔 더더욱 그렇다. 커리와 변연하의 공존 문제도 여전히 매끄럽게 해결되진 않았다. 주전 포인트가드 홍아란은 아직 승부처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노련미가 부족하다. 이런 미세한 약점들이 경기력의 기복을 불러일으킨다.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삼성생명에 쫓기게 된 이유다.
삼성생명은 샤데 휴스턴과 이미선의 팀이다. 배혜윤, 홍보람, 최희진, 고아라 등은 확실히 성장했다. 하지만, 샤데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샤데와 이미선의 2대2 공격을 다른 팀들이 알면서도 막지 못한다. 삼성생명이 최근 5연승으로 신바람을 낸 이유. 샤데는 WKBL 데뷔 이후 폭발적 상승세를 달리다 한 차례 슬럼프를 겪었다. 전술적 변화에 민감한 우리은행, 신한은행이 샤데를 꽁꽁 묶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샤데는 다시 막기 어렵다. 마음만 먹으면 20점은 거뜬히 뽑는다. 물론 이미선의 노련한 경기운영도 한 몫을 한다. 상대 수비 변화에 따라 공격을 시도하는 위치변화, 샤데에게 넣어주는 패스 타이밍의 변화 등이 돋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의존도가 높다 보니 샤데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엔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가기 힘들다. 젊은 국내 선수들의 테크닉이 여전히 떨어지는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 3위 승부수는
KB와 삼성생명은 잔여 6경기 모두 결승전이다. 두 팀은 3월 12일 용인에서 운명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갖는다. 올 시즌 상대전적도 3승3패 동률. 이날 승자가 최종 승률이 같을 때 3위를 차지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이 경기 승자가 3위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제부턴 연패는 치명적이다.
KB는 이미선의 존재가 껄끄럽다. 홍아란, 심성영이 이미선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밀리면서 항상 삼성생명에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KB의 변형 지역방어도 이미선에 의해 깨지는 경우가 잦았다. KB로선 이미선의 활동 반경을 좁혀야 샤데의 공격력도 떨어뜨릴 수 있다. 반대로 삼성생명은 변연하, 커리의 공격이 동시에 터지면 방법이 없다. 삼성생명은 니키그린, 배혜윤, 김한별 등을 적절히 활용해 높이 우위를 점했을 때 유리한 게임을 했다. 샤데가 막혔을 때 대비책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KB 서동철 감독과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모두 전술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사령탑이다. 어차피 두 팀의 전략은 모두 드러났다. 여자 선수들은 역시 경기당일 컨디션과 집중력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 시점에선 3위 주인공을 쉽게 점치긴 어렵다. KB가 1경기 앞서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시즌 막판까지 가봐야 알 것 같다.
[KB-삼성생명 맞대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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