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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명불허전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올 시즌 첫 공식등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해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삼진을 단 1개도 잡아내지 못했으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구속은 140km 초~중반에서 형성됐다. 평상시의 7~80%의 힘을 들여 맞혀잡는 피칭을 했고 좋은 제구력을 뽐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본래 우타자가 많은 팀이다. 이날도 1번타자 애덤 이튼을 제외하곤 전원 우타자로 선발라인업을 꾸렸다. 때문에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이 극대화될 수 있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다 절묘하게 휘어나간다. 이날 역시 시카고 화이트삭스 우타자들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연이어 범타를 잡아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사실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그러나 좀처럼 쉽게 공략을 당하진 않았다. 알고도 공략하지 못했다고 보면 될 듯하다. 2년 연속 10승 이상에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LA 다저스 3선발을 굳건하게 지켜야 할 류현진의 믿을구석 역시 체인지업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살을 쪽 빼면서 몸을 가볍게 했지만, 구종 추가는 없었다. 당연히 체인지업이 중요하다.
역설적으로, 류현진의 올 시즌 성패는 슬라이더 혹은 커브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지 않게 던졌다. 직구-체인지업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 구사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류현진은 좌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가 예리하게 구사돼야 한다. 메이저리그서 롱런하려면 그렇다. 커브 역시 마찬가지.
류현진은 지난해 우타자(피안타율 0.245)보다 좌타자(피안타율 0.270)에게 좋지 않았다.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의 위력이 체인지업 위력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1회 좌타자 애덤 이튼에게 안타를 내줄 때 구종은 직구였다. 슬라이더의 예리함을 좀 더 다듬을 경우 좌타자를 봉쇄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류현진은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 타자가 이튼 외엔 모두 우타자라 슬라이더를 거의 구사하지 않았다. 어쨌든 체인지업이 건재한 상황에서 관건은 슬라이더다.
커브 역시 마찬가지다. 커브는 궤적이 폭포수처럼 뚝 떨어지는데다 구속을 급격히 낮출 수 있다. 직구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삼는 류현진으로선 궁합이 잘 맞는 구종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시즌이 거듭될수록 커브의 위력을 끌어올렸다. 이날 2회 맷 데이비슨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았을 때 구종이 커브였다. 커브는 구속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리한 제구가 생명이다.
류현진의 2014시즌. 체인지업은 명불허전이다. 관건은 슬라이더와 커브다. 물론 류현진은 두 구종 모두 능숙하게 구사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서 꾸준한 성적을 올리려면 좀 더 위력적으로 가다듬을 필요도 있다. 류현진은 일단 시범경기를 거듭할수록 투구수와 이닝을 늘려갈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슬라이더, 커브의 위력을 시험할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명불허전 체인지업의 위력 역시 꾸준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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