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관중석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한 손에는 수첩이 들려 있었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박민호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지명을 받아 SK 와이번스에 입단한 신인이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치러지고 있는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 머물고 있는 신인 투수는 박민호와 함께 박규민 뿐이다.
▲ "프로팀까지 인천, 집에 온 느낌처럼 친근"
박민호는 처음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느낌에 대해 "TV에서 보던 선수들과 같이 야구를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프로에 들어왔다는 것이 실감나기도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민호에게 SK는 어찌보면 운명이다. 그는 태어난 것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동막초), 중학교(동인천중), 고등학교(인천고), 대학교(인하대)까지 모두 인천에서 나왔다. 이제 그는 프로에서도 인천 연고지 팀에서 활동하게 됐다.
이에 대해 그는 "초, 중, 고, 대를 모두 인천에서 나왔기 때문에 예전부터 SK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도 "구단도 많고 내가 가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바람만 갖고 있었는데 이뤄졌다. 마치 집에 온 느낌처럼 친근하다"고 SK에 뽑힌 것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 오키나와 리그 6⅓이닝 무실점에도 "의미 두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연고지 출신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본인이 실력으로 다른 선후배 경쟁자들을 이겨내야 문학구장 마운드에 자주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일단 출발은 좋다. 박민호는 오키나와에서 열린 연습경기 4경기에 등판, 6⅓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28일 LG전 6회에는 세 명의 타자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씩씩한 투구 속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신인으로서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되면 자칫 자만할 수도 있지만 박민호에게 이런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그는 "어떤 성적을 올리든 별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며 "맞으면서 느끼는 것도 있을텐데 너무 안 맞다보니 '내가 지금 잘 해나가고 있는것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가야하는 방향으로 길을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은 조금씩 든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는 1군 엔트리보다 많은 선수가 참가하다보니 투구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럴 경우 경기를 관중석에 올라가서 보는 선수들도 상당수 있다.
27일 삼성과의 연습경기 때 박민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수첩 하나가 들� 있었다. 박민호는 "던지지 않는 날도 배우는 것이 많다. 그래서 메모도 계속 하고 있다"며 "적을 때는 귀찮기도 하지만 안 적는다면 그 느낌을 잊기 쉽다. 메모를 하면 그 때 보고 느낀 점을 까먹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메모 예찬론을 폈다.
현재 박민호의 목표는 계속 바뀌고 있다. 입단 이후에는 플로리다 전지훈련에 가는 것이 목표였고, 플로리다에서는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가는 것이 목표였다. 그는 "일단 차근차근 앞에 있는 목표들을 이루고 싶다"며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1군에서 뛰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 대한 한마디를 전할 때도 다부지면서도 똑 부러지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아직 저를 모르는 팬분들이 많으시겠지만 SK 팬분들 중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는 팬과 상생하면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 감사하고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이름을 더 알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SK 신인 박민호.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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