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울프가 세든에 대한 기억을 잊게 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뛰어난 활약을 펼친 크리스 세든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하자 발 빠르게 새 외국인 투수를 데려왔다. 주인공은 우완 투수 로스 울프다. 비록 세든 대안으로 영입한 것이지만 경력이나 실력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 울프,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생애 최고 활약
1982년생인 울프는 2007년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 해 성적은 14경기 1패 평균자책점 11.68. 결국 2010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소속으로 다시 메이저에 복귀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3년, 울프는 자신의 야구 인생에 있어 잊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내게 된다. 텍사스 소속으로 22경기에 나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선발 투수로 나선 것도,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5월 22일 오클랜드전 5이닝 1실점)도 2013시즌에 이뤄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이 아주 돋보이지는 않았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이에 대해 울프는 "내 커리어에 있어서 최고의 해였다"며 "소속팀 텍사스 역시 시즌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다음 선택은 한국행이었다.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울프는 "팀마다 전략적인, 정치적인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내 경우 나이가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이 불투명했다.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불펜보다는 선발 더 원해… 기회 주어져 좋다"
울프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모두 선발보다는 불펜투수로 활동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7경기 중 44경기를, 478경기 중 460경기를 불펜투수로 나섰다. 때문에 SK가 울프를 처음 영입했을 때만 해도 불펜행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선발투수로 굳혀졌다.
프로 데뷔 이후 불펜투수로 많은 시간을 활약한 울프지만 원하는 보직은 다른 선수들과 똑같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선발투수를 불펜투수보다 선호한다. 선발투수의 경우 스케줄 관리를 일정하게 할 수 있는 반면 불펜투수의 경우 대부분의 경기를 불펜에서 대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울프는 "불펜으로 많이 나서기는 했지만 역할이 주로 롱릴리프였다"고 선발로서의 우려를 불식시킨 뒤 "나 역시 불펜투수보다는 선발투수를 더 원했다. 기회가 주어져 좋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몸 상태는 좋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빨리 한국에 가서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 "스캇, 레이예스와 뛰는 것 축복"
SK는 울프를 비롯해 루크 스캇, 조조 레이예스와 2014시즌을 함께 하게 됐다. 이름값으로만 본다면 다른 구단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
스캇의 경우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때렸으며 2008년 23개, 2009년 25개, 2010년 27개 등 홈런타자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해에도 탬파베이 소속으로 91경기에서 9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SK에서 뛰는 레이예스의 경우에도 애틀랜타 시절 바비 콕스 감독의 신임을 받는 최상위 유망주 투수였다. 비록 완벽히 꽃을 피우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기회를 얻으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울프는 함께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경력이 화려하다는 물음에 "두 선수와 함께 뛰게 된 것은 축복 받은 일이다"라며 스캇, 레이예스에 대해 치켜 세운 뒤 "이들과 함께 SK라는 좋은 팀에서 좋은 팬들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울프는 "팀과 팬들이 내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부담감 없이 건강하게 뛰고 싶다"며 "팬들께서 야구에 대한 재미를 느끼면서 많이 경기장에 와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SK 새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첫 번째 사진), SK 외국인 3인방 울프, 조조 레이예스, 루크 스캇(두 번째 사진 왼쪽부터). 사진=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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