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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2번 이상 토킹하라고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난달 16일 KGC와의 원정경기 이후 팬들에게 집중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이른바 함지훈의 테이프 사건이다. 유 감독은 1일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그 얘기가 나오자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그날 일은 무조건 내가 잘못한 것이다. 팬들에게 사과 드린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적어도 그날 사건만큼은 유 감독으로선 비난을 피할 길 없다. 그런데 짚어야 할 건 또 있다. 바로 함지훈의 특성이다. 유 감독이 함지훈을 강하게 질책한 건 함지훈 특유의 성격 때문이다. 유 감독은 “지훈이가 본래 말도 없고 느긋하다. 수비를 할 때 타이밍도 늦고 자기 사람도 잘 놓친다”라고 했다. 함지훈은 다그칠수록 자극을 받아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스타일이다.
사실 수비에선 토킹이 필수다. 특히 지역방어와 로테이션 수비 등에선 동료들과의 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당연히 말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유 감독에 따르면, 함지훈은 느긋하고 조용한 성격상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수비에서 실수를 많이 저지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모비스 조직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유 감독은 “그 사건 이후 지훈이에게 ‘경기 중에 2번 이상만 토킹해라’고 했다. 원래 5번 이상 하라고 했는데 그러면 경기 중에 그 횟수를 셀 까봐 2번으로 낮췄다”라고 했다. 더 많이 말을 유도하고 싶지만, 5회 이상으로 할 경우 그걸 의식하게 되고, 그럴 경우 모비스 특유의 공수 패턴에 대해 잊어버릴 수 있다. “안 그래도 경기 중에 생각해야 할 게 많은 데 횟수 자체를 의식하게 해선 안 된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유 감독은 함지훈이 경기 중 2번 이상 말을 하지 않을 경우 어떤 조치를 취할까. 유 감독은 “그런 거 없다. 알아서 해야 한다. 지훈이가 잘 할 것이다”라고 믿음을 보냈다. 함지훈은 이날 전자랜드서 예전보단 활발하게 얘기를 했다. 비록 논란도 있었고 유 감독이 잘못도 했다. 하지만, 함지훈이 경기력을 좀 더 끌어올리고 있다는 건 모비스로선 확실히 고무적이다.
[함지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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