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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창단 3시즌 만에 정규리그 2연패다. 이제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린다.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이하 IBK)의 질주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IBK는 2일 인천 계양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V리그 5라운드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2 25-16)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2승 6패(승점 65)가 된 IBK는 남은 경기와 관계 없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IBK 이정철 감독은 올 시즌에도 혹독한 훈련을 통해 선수들에게 '우승 DNA'를 주입했다. 지난 2012~2013시즌 통합 우승에도 왕좌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렸다. 지난해 11월 24일 KGC전을 패한 뒤 당장이 아닌 올 시즌 전체를 대비한 강훈련을 예고했다. 그는 "지금보다 중반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고 계속 떨어지는 부분은 훈련으로 메워야 한다"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선수들도 무리 없이 따라왔다.
승리에도 만족은 없었다. 외국인선수 카리나 오카시오가 37점을 올려 이긴 경기에도 "우리가 경기를 운영하는 방향에서 벗어났다"고 아쉬워했다. 카리나와 박정아, 김희진으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의 고른 분배가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 원칙은 확실히 지켰다. 원하는 방향대로 경기가 풀렸을 때는 "선수들의 눈빛과 발 움직임이 훌륭했다. 오늘처럼만 하면 된다"고 칭찬했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배합하며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했다.
선수들의 공도 컸다. 카리나(경기당 평균 23.632점, 5위), 김희진(14.19점, 8위), 박정아(13.33점, 9위) 모두 득점 부문 상위권에 올라 있다. 2일 현재 한 팀에서 3명이 득점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팀은 남녀부를 통틀어 없다. 뿐만 아니라 유희옥은 블로킹(세트당 0.481, 7위), 이효희는 세트와 서브, 남지연은 디그에서 각각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전 포지션에서 역할을 확실히 해주니 그야말로 물샐 틈 없는 '토털 배구'가 가능했다.
우승을 확정한 이날도 '토털 배구'가 위력을 떨쳤다. 1세트부터 박정아와 카리나(이상 8점), 김희진(5점)이 제 몫을 했다. 특히 공격점유율(박정아 34.48%, 김희진 27.59%, 카리나 24.14%)이 돋보였다. 특정 선수에게 치우치지 않았다. IBK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2세트서도 셋 다 공격점유율 20%를 넘겼다. 공격은 물론 서브와 블로킹, 수비까지 톱니바퀴처럼 돌아갔다.
3세트에서도 7-9의 열세를 딛고 역전에 성공했고, 세트 중반 17-12까지 달아나며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2연패를 예약한 것. 이후에도 긴장의 끊을 놓지 않은 IBK는 손쉽게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IBK 이정철 감독은 "드디어 정규리그 우승을 했네요"라며 기뻐하면서도 "챔피언결정전 준비를 위해 남은 2경기도 훈련처럼 성실히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레프트 채선아는 "우승해서 좋지만 더 큰 챔피언결정전이 남아 있으니 잘 준비해야 한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시즌 초반 걱정했는데 잘 마무리돼서 좋다"고 말했다. 채선아는 윤혜숙(흥국생명)이 떠난 레프트 공백을 확실하게 메우며 우승에 일조했다.
김희진은 "굉장히 기쁘다. 아직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시험이 남았지만 일단 정규리그 1위한 것은 기쁘다. 뭐든지 1등이 좋은 거 아니겠냐"며 활짝 웃었고, 박정아는 "아직 챔피언결정전이 남았고 정규시즌도 끝나지 않았다. 긴장해야 한다. 좋은 경기 해서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선수단 전원이 제 포지션에 충실하며 만들어낸 결과이기에 더욱 값졌다. 거저 얻은 정규리그 2연패가 아니다. 그것도 창단 3년 만에 나온 결과라는 게 더 놀랍다.
[IBK 이정철 감독(가운데)과 선수들. 사진 = KOVO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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