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최강 조직력이다.
우리은행은 2일 신한은행전 직전까지 68.7득점(3위), 63.4실점(최소1위)을 기록 중이었다. 득실마진이 +4.3점이다.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쳐왔던 것 치고는 득실마진이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은행은 대단히 효율적이고 내실있는 경기력을 선보인다. 한 마디로 ‘강약조절’에 매우 능한 팀이다.
여자농구를 보면 경기 중에도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 어쩔 수 없는 특성이다. 남자 선수들에 비해 기본적으로 여자선수들의 운동능력은 떨어진다. 그러나 40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승부처에서 효율적인 경기력을 표출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승부처가 되면 강해진다. 승부처만 되면 꼬리를 내렸던 지난 4년 연속 최하위 시절과는 180도 달라졌다.
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승리 DNA가 완벽하게 장착됐다. 세부적으로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했다. 우리은행 전력의 요체는 공격이 아닌 수비다. 사실 우리은행 선수들의 개개인 공격 파괴력은 그리 크지 않다. 박혜진, 이승아, 임영희, 양지희, 사샤 굿렛이 주전 스쿼드. 그러나 임영희 정도를 제외하면 동 포지션 최강자는 없다. 박혜진이 폭풍성장했지만, 객관적인 능력만 따지면 삼성생명 이미선의 노련미에는 아직 부족하다.
때문에 공격에서 철저하게 약속된 세트오펜스를 펼친다. 박혜진과 이승아를 중심으로 매우 정교한 플레이를 펼친다. 우리은행은 양지희, 퀸, 임영희 등이 4~5m 지점에서 정교한 미들슛을 넣는 전술이 돋보인다. 다른 선수들의 헌신적이고 빈틈없는 스크린 플레이가 돋보인다. 내, 외곽을 오가는 정교한 패싱 플레이로 확실한 슛 찬스를 만든다. 5명 전원이 가담하는 리바운드와 박스아웃. 기본적이지만, 승부처에선 더욱 집중력이 강해진다. 박혜진, 임영희가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만, 양지희의 성장도 단연 두드러진다.
속공은 두 말할 게 없다. 속공은 우리은행 특유의 강력한 수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 이승아가 이끄는 전면강압수비, 하프코트 프레스, 트랩 디펜스 등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하다. 체력 소모가 심해 시즌 막판 우리은행의 경기력을 살짝 떨어트리는 원인이 됐으나 승부처에서의 효율성은 여전히 높다. 올 시즌에는 수비를 들어가는 타이밍, 대형의 조정 등 상대의 대응에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외국인선수 퀸의 수비력이 일품이다. 조직적 수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수비를 성공하면 50% 이상은 속공으로 이어진다. 리그 최고의 속공 콤비 박혜진과 이승아의 위력이 단연 돋보인다. 임영희, 양지희에 심지어 덩치가 좋은 사샤 긋렛의 속공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니 승부처에서 상대를 압도할 수밖에 없다. 위성우 감독이 매 순간, 모든 상황마다 세밀하게 전술적인 움직임을 지시하지만, 선수들의 이해도도 최하위 시절에 비하면 많이 높아졌다.
우리은행 정규시즌 2연패의 원동력은 차원이 다른 조직력이다. 우리은행의 조직력은 신한은행의 전성기를 닮았다는 말도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정규시즌 2연패를 확정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플레이오프도 건너뛰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다른 팀들의 움직임을 보고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챔피언결정전서 우리은행의 최강 조직력이 더욱 빛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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