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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의 이득은 무엇일까.
우리은행이 2일 라이벌 신한은행을 꺾고 정규시즌 2연패를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정규시즌 잔여 4경기를 남겨놓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 승자가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은 25일부터 춘천에서 열린다. 우리은행은 정규시즌 2연패로 많은 걸 얻었다. 단순히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쥔 것에 그치지 않는다.
▲ 많이 뛰는 우리은행 시스템, 22일을 벌었다
우리은행에 3일부터 22일이란 시간이 주어졌다. 위성우 감독은 정규시즌 2연패가 임박했을 때부터 “2연패가 확정되면 주전들에겐 휴식시간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우리은행 주전들에겐 휴식이 간절하다. 박혜진이 평균 37분10초, 임영희가 평균 37분10초를 뛰었다. 두 사람은 리그 평균출전시간 2,3위다.
이승아, 양지희, 노엘 퀸, 사샤 굿렛 등 우리은행 주전들은 활동량이 많다. 기본적으로 우리은행의 시스템 자체가 많이 뛴다. 풀코트 프레스, 하프코트 프레스, 트랩 디펜스 등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수비전술이 많다. 위 감독은 우리은행 선수들 개개인의 공격 테크닉이 동 포지션 리그 톱클래스라고 보지 않는다. 때문에 수비로 승부를 걸었다. 그것도 남들과는 차원이 다른 조직력을 구축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체력을 다졌다.
우리은행은 2연패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시즌 막판 체력저하다. 지난달 27일 신한은행에 대역전패를 당해 우승을 2일 춘천으로 미룬 것도 경기 막판 체력저하 때문이었다. 전면강압수비가 뚫리자 쉐키나 스트릭렌의 대폭발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은 강영숙, 이은혜 정도를 제외하곤 식스맨들도 부족하다. 신한은행에 비하면 가용인력은 많이 부족하다. 주전 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래서 체력 저하가 다른 팀보다 심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우승을 확정하고 싶었다. 위 감독은 잔여 4경기서 주전들의 출전시간을 조절할 예정이다. 22일이라는 시간을 번 것 자체가 소득이다.
▲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한 농구인은 선수시절 4강 플레이오프 직행 경험을 떠올리며 “4강에 직행해보니 단순히 쉬면서 체력 비축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더라”고 했다. 그는 “정규시즌서 내가 보여준 경기력과 플레이를 복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라고 털어놨다. 쉽게 말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시즌 중에는 쉽지 않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훈련과 휴식, 경기를 병행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자신을 돌아본다는 건, 발전의 여지를 마련한다는 의미다. 잘못된 습관, 움직임 등을 바로잡아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모여 객관적인 전력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은행으로선 단순히 체력 비축이 전부가 아니라 스스로를 정비한 뒤 챔피언결정전을 맞이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챔피언결정전까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챔프전 파트너에 대한 확실한 대비
여자프로농구는 사다리식 포스트시즌 방식을 채택한 상태다. 이 방식은 상위 스테이지서 기다리고 있는 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단순히 체력을 비축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2위와 3위팀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오프에 대한 대비를 할 시간은 있어도,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플레이오프서 혈투를 치른 뒤 곧바로 챔피언결정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3위 싸움을 하고 있는 KB와 삼성생명은 플레이오프 구상은 없다. 오직 3위 확정에만 전력투구한다. 2위가 유력한 신한은행이 2위를 확정하더라도 챔피언결정전에 대비할 시간은 없다. 일단 3위 결정에 따라서 플레이오프 준비부터 해야 하기 때문이다. 플레이오프는 22일 혹은 23일에 끝난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25일. 플레이오프 승리팀은 단 하루 혹은 이틀만에 챔피언결정전 준비를 마쳐야 한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팀은 일단 플레이오프 준비가 우선이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을 생각할 수 없다.
물론 ?은 시간을 잘 활용하면 알차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22일간 휴식도 취하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올 팀들을 미리 분석하고 내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위 감독은 “지난해에도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을 놓고 미리 충분히 분석했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파트너로 삼성생명이 결정되자 정규시즌과는 다른 대응책을 갖고 나왔다. 당시 삼성생명 해결사 엠버 해리스를 완벽에 가깝게 봉쇄했다. 적지 않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했다. 정규시즌 우승팀이 실질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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