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추억과 낭만, 뮤지컬 '문나이트'에 담겼다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1990년대 춤꾼들의 성지였던 이태원 ‘문나이트’가 뮤지컬 무대를 통해 재현됐다.

댄스뮤지컬 ‘문나이트’는 서울 이태원의 전설적인 나이트 클럽을 배경으로 춤을 사랑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방송인 김승현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작곡가 주영훈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두 사람이 90년대를 대표하는 MC와 뮤지션인 만큼 대중가요 거장 이영훈의 곡들을 적절하게 펼쳐내면서 낭만, 추억, 복고의 정서를 되살렸다.

터보의 ‘검은고양이 네로’, 엄정화의 ‘초대’, ‘배반의 장미’,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김성재의 ‘말하자면’,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황규영의 ‘나는 문제 없어’,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클론의 ‘난’, 듀스의 '‘나를 돌아봐’,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 솔리드의 ‘천생연분’, 벅의 ‘맨발의 청춘’ 등의 9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히트곡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음악이 화려한 대신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춤이 좋아 시골에서 상경한 민수가 문나이트에 어렵게 입성한 후 최고의 춤꾼을 꿈꾸며 겪는 희로애락을 그린다.

민수 역의 엠블랙 천둥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그간 엠블랙의 ‘비주얼 담당’으로만 알려졌던 천둥은 이 무대를 통해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는 평이다. 최근 자작곡 ‘없어’를 발표하며 싱어송라이터로의 면모를 발휘하기도 했던 천둥은 사실 알고보면 만능 아이돌이다. 래퍼로 데뷔했지만 이젠 보컬 라인에 발을 들였고 작곡 및 작사는 물론, 춤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둥은 ‘문나이트’를 통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줬다. 시골에서 갓 올라와 문나이트 앞에서 어리바리하게 쩔쩔매는 모습에서는 귀여움이, 짝사랑 상대 엄혜리를 위해 프러포즈하는 모습에서는 로맨틱함까지 느껴진다. 쉴틈없이 이어지는 퍼포먼스를 통해서는 아이돌 다운 댄스실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현 아이돌이 90년대 가수들의 춤을 쉬지 않고 선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천둥 외에도 같은 엠블랙 멤버인 승호를 비롯해 비보이 출신으로 알려진 방송인 박재민도 민수 역을 맡았다. 뮤지컬 ‘문나이트’는 오는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엠블랙 천둥. 사진 = 제이튠 캠프]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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