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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SBS '짝' 여성 출연자가 돌연 사망한 가운데 제작진의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오전 SBS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경 '짝'의 여성 출연자가 제주도 서귀포 하예동의 한 팬션에서 촬영 도중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인은 자살. 고인이 사망한 자리에는 유서가 놓여 있었고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등의 말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진 후 SBS는 발빠르게 대처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작진은 이 사실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함께 출연해주신 출연자 여러분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안겨드리게 된 것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후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어쩌면 출연자의 죽음은 '짝'과 무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인이 사망하기 전 지인과 나눈 SNS 대화가 공개되자 '짝'을 향한 비난여론은 거세지기 시작했다. 고인은 SNS에 '출연자들도 내가 제일 타격 클 거 같다고 하더라' '카메라는 날 잡고 진짜 짜증 났다' '신경 많이 썼더니 머리 아프고 토할 것 같다'는 등 '짝'이 방송에 나갈 경우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그동안 어떤 논란에도 꿋꿋하던 '짝'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방송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출연자 사망 사건이 벌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을 넘어 3년간 꾸준히 '짝'이 비난을 받아왔던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짝'은 일반인 출연자를 주체로 한다. 이들은 애정촌에 들어오자마자 '애정촌의 생활은 모두 촬영되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가감없이 방송한다'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때문에 좋아하는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을 비롯해 누구에게도 선택 받지 못해 좌절하는 모습까지 적나라하게 카메라에 담긴다.
방송 활동을 하는 연예인이 아닌 입장에서 일반인들에게 자신을 온전히 노출하는 것은 설령 출연자 스스로 제작진과 사전 협의를 거치고 출연을 결정했다 하더라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일주일동안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 속에서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질 지 출연자 본인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알리고 싶지 않은 모습들이나 부정적인 모습들이 방송을 통해 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피해의식이나 두려움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일주일이라는 긴 시간을 2시간 분량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제작진은 악의가 없었을 지라도 출연자들의 행동이나 발언은 방송 시간에 맞춘 편집을 통해 종종 자극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네티즌들의 비난의 화살을 맞는 것은 전부 일반인 출연자들의 몫이다.
물론 여기에는 가볍게 생각하고 나가기 보다는 이걸 감당하고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출연자 스스로의 신중한 고민도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제작진의 입장에서도 출연자들이 이런 부담감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인지를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SBS는 이번 촬영에 참여한 출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심리 치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이런 일이 터지기 전에 미리 심리 검증을 통해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었을까 아쉬움만 남는다.
[SBS '짝'. 사진 = SBS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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