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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정상급 위기관리능력이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범경기 두번째 등판을 마쳤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볼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신시내티전서 선발등판해 4이닝 58구 4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한 뒤 5회 호세 도밍게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지난 1일 애리조나와의 첫 시범경기서 2이닝 30구를 소화한 류현진은 두번째 등판서 투구수와 이닝을 늘렸다.
사실 1일 첫 등판보다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대체로 볼의 탄착군이 높게 형성됐다. 이날 구심이 전반적으로 높은 코스에 형성되는 볼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줬다. 류현진은 초반엔 힘겨워했으나 3회부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4회까지 58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스피드, 구위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닝을 거듭할수록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1회 빌리 해밀턴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내줬다. 브랜든 필립스에게도 안타를 내줘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조이 보토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1루 방면 땅볼을 유도했다. 4-6-3으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 그러나 유격수 실책으로 병살타가 완성되지 못하면서 해밀턴을 홈으로 보내줬다. 류현진은 계속되는 위기에서 라얀 러드윅, 제이 브루스를 범타로 돌려세우는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 실책만 아니었다면, 무실점으로 끝나는 이닝이었다.
2회 실점 과정은 아쉬움이 남았다. 2사 2루에서 9번타자 듀란을 풀카운트 접전 끝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역시 제구 난조가 문제였다. 듀란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여유가 없었던 류현진은 후속 해밀턴에게 초구 직구를 던졌고, 이를 노렸던 해밀턴에게 중전적시타를 맞아 추가실점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3회 보토, 러드윅, 브루스를 연이어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세를 드높였다. 4회에는 선두 토드 프레이저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후속 잭 코자트를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기가 막힌 코너워크가 돋보였다. 지난해 26개의 병살타를 유도한 류현진다운 모습이었다. 경기 초반엔 좋지 않았으나 중반으로 갈수록 구심의 특성을 활용했고 특유의 땅볼 유도능력이 살아났다. 역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서도 정상급 위기관리능력을 보유한 투수다.
메이저리그는 고된 162경기 대장정이다. 매 경기 컨디션이 좋을 수 없다. 류현진은 지난해 구위와 컨디션이 100%가 아닐 때 좋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류현진은 호주 개막전 등판이 확실시된다. 시차극복, 긴 비행기 시간 등 류현진의 컨디션을 갉아먹을 요소가 즐비하다. 이때 류현진의 믿을 구석은 역시 특유의 영리한 경기운영능력뿐이다. 시범경기 두번째 등판 신시내티전은 류현진에겐 충분히 의미있는 한 판이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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