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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거친 욕설에 폭력,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차마 방송에서 비춰질 수 없는 끔찍한 일들도 다반사다.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꿋꿋이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한다. 대체 무엇이 이들의 심장을 그토록 뛰게하는 것일까.
6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는 SBS '심장이 뛴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출연진인 배우 조동혁, 전혜빈, 최우식, 개그맨 장동혁이 참석했다. 또 다른 멤버인 배우 이원종은 드라마 촬영 때문에 아쉽게 불참했다.
이날 장동혁은 출동해서 겪은 일을 언급하며 "사람인지라 욕이 나오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방송에 나오지 않았지만 강남에 출동했을 때 주취자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더라. 생각외로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약주하시면서 정신 놓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출동을 나갔는데 '나보고 연예인이다'라고 하길래 다독거리면 넘어갈 줄 알았다. 그래서 다가가서 '약주 많이 하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연예인이 왜 이래. 맞으려고?'라고 하더라. 순간 순간 욱하는 사고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홍일점인 전혜빈도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출동을 나갔다가 카메라를 들고 오니까 가라고 밀치더라. 우리로써는 방송 출연을 거부하면 안 내보내는 게 의무인데 폭력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니까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전혜빈은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촬영 전에 악몽을 꾸고 끝나고 또 악몽을 꿨다. 자살하는 사람들을 봤다. 그 사람들의 아픔이 자꾸 나한테 덮히니까 못하겠더라. 그래서 하차하겠다고 제작진에게 말씀 드리기도 했다. 나도 그런 사람처럼 될까봐 두려웠다.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이 나한테 옮을까봐 겁도 났고, 실질적으로 나도 많이 우울해졌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박기웅 역시 촬영 때문에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 멤버였다. 그는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잠깐 누워있는데 조명이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이걸 계속 해야되나 고민을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방송 초 원년멤버 그대로 반년 가까이 소방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욕설과 폭력, 장애까지 겪으면서도 이들을 계속 출동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이렇게 훌륭한 일을 언제 또 해볼까' 싶어서다.
전혜빈은 "생각을 고치게 된 계기가 내가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였다. 그때 생각이 좀 바뀌었다"며 "내가 앞으로 평생 이렇게 훌륭한 일을 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생각이 들자 할 때까지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날 성장하게 만든 계기였다"고 털어놨다.
박기웅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살면서 한 번도 겪지 못할 여러가지 일들을 겪었고 건강이 불안정한 분들을 보면서 개인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알게 됐다"며 "이를테면 나는 한 분의 임종도 겪어봤다. 그런 것들이 삶에 있어서의 고민도 던져주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끝까지 열심히 잘 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심장이 뛴다'는 119 대원들이 겪는 사건 사고의 현장을 연예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특별기획으로 '모세의 기적'을 추진한다. '모세의 기적'이란 소방차 길 터주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화재나 응급환자 발생시 교통량 증가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것이다. 프로젝트는 서울에서 시작해 올 한 해 동안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며 오는 11일 밤 11시 15분 방송된다.
['심장이 뛴다'의 조동혁-최우식-전혜빈-박기웅-장동혁(왼쪽부터). 사진 = SBS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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