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모비스와 LG의 우승결정전이 7일 울산에서 열린다. 익히 잘 알려진대로, 모비스가 이날 승리할 경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다. LG는 이날 승리한 뒤 9일 KT를 잡고 모비스의 KCC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현 시점에선 모비스가 우승에 좀 더 가깝게 다가섰다. 그러나 LG가 모비스에 5점차 이상 승리할 경우 모비스도 최종전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일단 이날 우승결정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두 팀 모두 지난 2일 경기를 치른 뒤 4일간 휴식을 취했다. 체력 비축은 물론이고, 상대에 대비한 전술적인 준비도 충분히 했다. 그렇다면 두 팀은 이날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 분명히 공략 포인트는 있다.
▲ 모비스의 골밑과 LG의 외곽
두 팀은 골밑과 외곽의 조화가 매우 좋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비스가 골밑에서 미세하게 앞서고, LG는 외곽에서 미세하게 앞선다. 이유가 있다. 모비스는 로드 벤슨, 리카르도 라틀리프, 함지훈이 골밑을 지킨다. 김종규와 크리스 메시가 지키는 LG 골밑의 무게감보다 살짝 앞선다. 모비스는 시즌 막판 벤슨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기복을 줄였다. 플러스 요소다.
변수는 함지훈과 김종규의 매치업이다. 올 시즌 모비스가 LG에 우세한 건 함지훈이 김종규를 잘 제어했기 때문이다. 골밑에서의 스텝이 빠르고 기민한 함지훈이 힘에서 김종규에게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김종규는 최근 11연승 과정에서 공헌도가 굉장히 높았다. 김종규가 함지훈에게 밀리지 않을 경우 두 팀의 골밑 전쟁은 아무도 결과를 점칠 수 없다.
LG가 외곽에서 모비스에 미세하게 앞서는 건 가용인력이 많기 때문이다. 문태종을 비롯해 김영환, 기승호, 유병훈, 조상열, 박래훈 등 LG는 외곽슛을 던질 줄 아는 선수가 즐비하다. 박구영, 송창용, 박종천 정도를 제외하곤 외곽 슈터가 부족한 모비스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LG의 볼 흐름이 원활할 경우 외곽 위력은 배가된다.
변수가 있다. 모비스는 10연승 과정에서 송창용이 쏠쏠한 역할을 했다. 송창용은 군 복무 이후 외곽슛 정확도가 높아졌다. 모비스의 약점을 잘 메워왔다. 또한, 유재학 감독은 LG의 외곽을 봉쇄하기 위해 외곽 로테이션 수비가 약간 느린 함지훈과 문태영을 동시에 투입하지 않기도 했다. 김종규의 킥 아웃 패스 능력이 좋기 때문에 패스 한 방에 외곽 오픈찬스를 주지 않기 위한 복안이었다. 그게 통하면서 LG의 외곽을 잘 봉쇄했다.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서 두 팀의 내, 외곽 위력을 단순히 설명하기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 제퍼슨의 결정력
승부의 추는 결국 데이본 제퍼슨(LG)이 쥐고 있다. 제퍼슨은 시즌 중반 이후 KBL 최고 외국인선수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애런 헤인즈(SK)보다 골 결정력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다. 순간적인 스텝 이동과 민첩한 움직임이 매우 돋보인다. 수비자 파울을 이끌어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때문에 LG를 상대하는 팀은 제퍼슨 봉쇄법을 알고서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제퍼슨은 다득점을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득점을 해낸다. 모비스가 가장 무서운 것도 이 부분이다. 다만, 최근 입었던 발목부상에서 회복됐는지가 관건이다.
유 감독은 “제퍼슨에게 줄 점수는 줄 계획이다”라고 했다. 대신 LG의 강력한 외곽을 좀 더 타이트하게 막겠다는 계획이다. 유 감독의 계산은 이렇다. 제퍼슨이 다득점한다는 건 그만큼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다는 의미다. 이때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철저히 묶을 경우 제퍼슨이 득점을 해도 그 데미지가 크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LG 공격이 무뎌질 것이라는 것이다.
모비스는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매우 강해졌다. 때문에 철저한 스위치 디펜스로 LG 외곽을 봉쇄할 계획이다. LG는 포인트가드 김시래의 임기응변능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승부처에서 제퍼슨의 활약은 올 시즌 양팀의 농사 결과를 뒤바꿔놓을 수 있다. 문태종의 클러치 능력도 변수다. 상대적으로 모비스는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한 골을 성공할 저격수가 부족하다.
▲ 비장의 무기
모비스 유재학 감독과 LG 김진 감독은 KBL에서 가장 잔뼈가 굵은 사령탑이다. 특히 단기전 승부에 능하다. 두 감독은 시즌 중반 이후 “플레이오프 준비를 틈틈이 하고 있다. 경기 중간중간에 패턴을 활용해보고 있다”라고 했다. 핵심은 이날 두 감독이 그동안 정규시즌서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패턴플레이나 전술적 변화를 시도할 것인지 여부다. 이는 단순히 이날 결과뿐 아니라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모비스는 지난해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살짝 떨어졌다. 반면, LG, SK 등 경쟁자들의 전력은 업그레이드 됐다. LG는 기본전력은 탄탄하지만, 대부분 선수의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포스트시즌서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필승 카드가 추가로 필요한 게 사실이다. 두 감의 특성상 준비를 하지 않았을 리는 없다. 정규시즌 우승을 위해 그 카드를 공개할 것인지는 두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여러 변수들이 뒤섞인 상황. 모비스와 LG의 우승결정전 결과를 점치기란 매우 어렵다.
[모비스-LG 경기장면.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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