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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는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룰까.
탬파베이 레이스의 이학주(24)는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될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간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 서재응, 최희섭 등 숱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탄생했지만 아직까지 유격수 포지션을 가진 코리안 빅리거는 단 1명도 없었다. 때문에 이학주가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의 유격수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유격수는 '야구의 꽃'이라 불릴 만한 포지션이다. 내야에서도 '사령관'이라는 칭호가 붙는다. 그만큼 수비가 강조되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걸출한 선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는 수비만으로 주전 유격수가 되기는 쉽지 않다.
이학주는 189cm의 큰 키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유연성을 갖췄다. 고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아시아 선수 중에는 이학주의 체격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춘 선수를 찾기 어렵다. 더구나 그의 포지션은 유격수다.
사실 이학주는 지난 해 메이저리그 데뷔할 가능성이 있었다. 트리플A에서 출발했지만 시즌 중 승격이 유력했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탬파베이의 트리플A 구단인 더램 불스에서 뛰던 이학주는 지난 해 4월 21일(한국시각) 노포크 타이즈와의 경기에 유격수로 출전했고 4회초에도 어김 없이 수비에 나섰다.
노포크는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L.J. 호스가 땅볼을 쳤다. 이때 타구를 잡은 2루수 팀 베컴이 이학주에게 토스를 했다. 하지만 토스는 불안정했고 이학주는 공을 놓치고 말았다. 마침 2루로 슬라이딩을 한 트래비스 이시카와와 충돌한 이학주는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고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시즌 아웃'이었다.
그때까지 이학주는 트리플A 15경기에서 타율 .422 출루율 .536 1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 데뷔를 눈앞에 둔 상태라 아쉬움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제는 부상에서 회복해 팀의 메이저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한 이학주는 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대타로 나서 2타점짜리 중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학주는 이미 현지에서도 공수주를 두루 갖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올해 탬파베이에서 가장 주목할 유망주로 이학주를 꼽았다. 'SI'는 "이학주는 부드러운 손놀림과 강한 어깨를 갖춘 에이스급 수비수"라고 극찬했으며 "라인 드라이브 스윙이 돋보이며 출루 능력이 좋은 선수"라고 타격에서도 강점이 있음을 평가했다.
여전히 그는 2014 유망주 랭킹에서도 100위권 안에 속하는 선수다. 'ESPN'은 79위, 'MLB.com'은 전체 84위로 이학주를 선정했다. 특히 'MLB.com'은 "이학주의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 곧 메이저리그에서 그를 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선수 본인의 각오도 대단하다. 이학주는 스프링 트레이닝 서두에 '탬파베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이 있었지만 회복이 잘 됐다. 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이학주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입하더라도 당장 주전을 꿰차는 일은 어려울 전망이다. 탬파베이에는 유넬 에스코바란 주전 유격수가 있다. 지난 해 타율 .256 9홈런 56타점을 기록했으며 153경기서 1320이닝 동안 실책은 단 7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다. 하지만 에스코바의 계약은 올해까지다. '베이스볼 아메리카'에서는 2015시즌 주전 유격수로 이학주의 이름을 올렸다. '부상 후유증'만 없다면 이학주에겐 미래의 시간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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