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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목동 아이스링크가 후끈 달아올랐다.
8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 ‘김연아의 남자’ 김원중(30)을 보기 위해 수 많은 사람이 모였다. 김원중의 대명상무와 일본제지 크레인스의 2013-2014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관계자는 “이 대회 시작 이후 가장 뜨거운 관심”이라고 했다. 경기 시작이 오후 7시였는데, 오후 5~6시부터 목동 아이스하키 링크 바깥에서 기다리는 관중이 많았다. 일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됐던 넥센과 두산의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관람한 듯했다.
국내에서 아이스하키의 인기는 높지 않다. 평소 아시아리그에도 관중이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이날 목동 아이스링크에는 793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한국과 일본의 클럽 대항전인 모양새라 양팀 응원단의 목소리도 제법 컸다. 국내 스포츠, 연예 매체들은 앞다퉈 김원중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빴다.
경기는 박진감 있게 진행됐다. 2피리어드까진 무득점이었으나 3피리어드가 시작되자마자 일본 제지가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상무는 경기 종료 14분 전 조민호가 동점골을 넣었으나 경기종료 8분 전에 결승골을 내줬다. 상무는 정규시즌서 일본제지에 4승2패로 우위를 점했으나 단기전인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아쉽게 패배했다. 일본제지의 외국인선수들을 막지 못했다.
김원중은 그리 인상깊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진 못했다. 1피리어드 막판 골리와 1대1 찬스를 맞이했으나 야심차게 시도한 슈팅이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 이후 김원중은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김원중은 경기 중반 일본제지의 공격을 스틱으로 저지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한국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결국 상무는 패배했다.
김원중과의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다. 알고 보니, 상무와 김원중 모두 언론 인터뷰를 그리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한다. 아무래도 최근 김연아와 열애설이 사실로 알려지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터라, 세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래도 기자들은 만약(?)을 대비해 상무 선수단 취재를 시도했으나 상무 선수들은 경기 후 곧바로 목동 아이스링크를 빠져나갔다.
김원중의 그녀, 피겨여제 김연아도 역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원중 역시 이날만큼은 ‘김연아의 남자’가 아니라 아이스하키 선수이자 상무의 일원으로 최선을 다했다. 김원중은 이날 득점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갑작스러운 언론과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마쳤다.
어쨌든 이날 누구보다도 함박웃음을 지은 사람들은 대한아이스하키 관계자들과 아시아리그 주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이날 취재를 온 기자들에게 일일이 출입 카드를 나눠주고 기자석 위치를 안내하는 등 갑작스럽게 바빴으나 표정은 전혀 어둡지 않았다. 비록 김연아의 열애 소식으로 인한 관심이었으나, 이렇게라도 관심을 받는 게 싫지 않은 눈치였다. 얼음판에서 꽃피운 사랑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이날만큼은 얼음판 위의 아이스하키 매력에 흠뻑 빠졌다.
[김원중(위, 가운데), 상무-일본제지 경기장면(아래). 사진 = 목동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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